새크라멘토 주청사 앞에서 엘리자베스 전양이 히스패닉 TV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살기위한 기본권에 관용을…”
시위 참여 엘리자베스 전 양
절망하는 친구 안타까워 시위 동참
‘법대로’ 원칙보다 현실 감안해주길
“한인 보단 미국인에 더 가까운 가장 친한 친구가 16살이 되면서 운전면허를 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대학에 진학해 학비혜택을 받을 수 없어 절망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9일 불법체류자 운전면허 부여법안 지지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아버지 전기석씨와 함께 새크라멘토로를 찾은 한인 여고생 엘리자베스 전(밴나이스고교 2년)양.
불법체류자라도 살기 위한 기본권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을 친구의 고통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새벽 비행기를 타고 새크라멘토까지 오게 됐다.
“이건 흑백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한마디로 회색영역입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평등하게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불법이민자 문제는 이분법적 대안으로는 해결이 안됩니다. 현실을 고려한 관용이 필요한 거죠.”
전양은 ‘법대로 하라’는 대안은 누구나 내놓을 수 있지만, ‘실제적인’ 방안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앞으로 보내는 편지에서 “불법체류자들이 캘리포니아 경제에 기여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에게도 다른 이민자와 같이 균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도 폈다. 또 “이는 정쟁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도 1세 이민자로써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지 않았느가”라며 따져 묻기도 했다.
전양은 그러나 이민자들의 노력도 필수적이란 지적도 잊지 않았다.
“불체자들도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불법, 탈법의 온상’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미국도 이들을 배려할 테니까요.”
세디요의원 “불체자 합법 테두리 포용”
9일 새크라멘토의 불체자 운전면허 촉구 시위현장에서 법안 제안자인 길 세디요 의원과 주지사측 입장을 들었다.
■길 세디요 상원의원측 입장.
“상하원 표결은 문제가 아니다. 신원확인 부분을 강화하면 법안통과를 지지하겠다는 약속대로 주지사가 이젠 입장을 밝혀야 한다.”
불체자 운전면허증 발급 법안 제안자인 길 세디요 의원은 9일 “수정 법안은 정부통제 밖에 있던 이민자들을 오히려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의 테두리 안으로 합법적으로 포함시킨다”면서 “또 다시 법제화 직전 거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지사와의 사전협의가 급선무”라고 밝혔다. 세디요 의원은 “이미 유사 법안들이 수 차 주지사들에 의해 거부됐지만 법안통과는 분명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지사측 “신분증명 방법 아직 미진”
■주지사측 입장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불체자 운전면허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된 9일 청사를 비웠다. 주지사 사무실 빈센트 솔리토 공보관을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세디요 의원측은 주지사가 법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다고 말하는데=알다시피 예산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답이 없다는 것은 오해다. 양측실무진이 일치점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새 법안은 연방수사국(FBI) 범죄기록 조회까지 포함되는 등 조건이 대폭 강화됐는데.=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만족스럽지 않다. 조국안보법에 따라 법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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