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박만종씨가 12명의 빈민국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은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자수성가 한인사업가
빈민국아동 12명 후원
“내가 받은 사랑에 비한다면 아무 것도 아니죠. 믿음으로 하는 겁니다”
지난 5월9일 시카고에서 열린 본보와 월드비전의 ‘사랑의 빚 갚기’ 찬양제에서 손자 손녀들의 수만큼 빈민국 어린이 12명과 결연을 맺은 박만종씨는 “대수롭지 않은 일인데 그런다”며 선뜻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려 했다.
박씨는 세계적인 운동화 체인점인 ‘아슬레틱 풋’ 중서부 딜러십을 가지고 있는 시카고서도 알아주는 ‘갑부’이다. 돈많은 사람이 자선사업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는 ‘30달러 넘는 양복을 한번도 입어본 적 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밴, 속된말로 “짠돌이”소리 들어가며 돈은 모은 인물이어서 결연에 나선 동기가 더욱 궁금했다.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요. 6·25때 얼마나 비참했어요. 나도 미국인에게 껌도 받고 깡통도 얻어먹고 자랐어요.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돕니다.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간략한 답변이지만 속뜻은 깊었다.
그는 “돈을 버는 것보다 값지게 쓰는 게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흥청망청 써버리면 필요할때 인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돈 많다고 거들먹거리면서도 자선 사업에는 막상 등을 돌려버리는 사람들에게는 교훈적 이야기다.
그가 월드비전의 결연 사업에 동참한 또다른 이유가 있다. “하나님의 복으로 자식들 모두 잘됐다”며 “믿음과 사랑으로 되돌려 준다”는 것이다.
78년 도미해 온갖 고생하며 오늘에 이른 박씨는 3명의 딸과 막내 아들 존(한국명 준화·32)이 잘 자라준 것이 감사하다며 “월드비전 결연은 (손주들에게) 봉사와 참여, 그리고 사랑의 본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30달러 짜리 양복을 즐겨 입는 박씨지만 가난한 어린이를 위해서 만은 한없이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다. 아들 존과 감옥에서 나온 흑인 청소년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일자리를 주고 ‘총 칼 대신 농구공을 놀자’며 수십만 달러를 들여 빈민지역 학교에 농구골대를 설치하는 등 선행에 앞장서 왔다. 이 때문에 박씨 일을 대신하는 아들 존이 월스트릿 저널에 커버스토리로 소개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매년 한번씩 시카고 시의 후원으로 70개 농구팀, 4,000여명이 참가하는 거리 농구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봉사와 자선에는 발벗고 나선다.
“쓸거 다 쓰면서 아이들에게만 검소하라, 봉사하라면 하겠느냐”는 박씨는 “필요 이외에는 절대로 주지 않는 것이 (베푼다는 의미를)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라고 인생관을 들려줬다.
손주들이 결연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박씨는 “적게는 한 달부터 8세까지의 어린 나이여서 말을 해 줄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책임과 감사로 깊게 기억하고 간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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