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코스 완주 10여차례, 마라톤 전도사 임영희씨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며 인간은 달린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인간기관차 자토페크의 표현처럼 아마추어 마라토너 임영희씨에게 달리기는 인간 본성의 발로다.
지난 24일 아침 워싱턴 DC 마라톤대회의 출발지인 메모리얼 브리지에서 만난 임씨는 약간은 흥분돼 있었다.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뛸 것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뛰어요."
총성과 함께 내딛는 마라토너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가 그에게는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연주 같기도 하고 봄이 약동하는 땅울림 같기도 하다.
포토맥 강을 따라 달렸다. 강변의 시민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다고 레이스가 마냥 즐거운 시간만은 아니다. 42.195km의 장거리인 만큼 희열과 고통이 함께 한다. 이날도 반환점인 인디펜던스 애비뉴에서 너무 힘들어 주저앉으려 했다. 몸을 추스려 걷다, 뛰다를 거듭하다 마침내 원기를 회복, 완주했다. 4시간28분, 비교적 괜찮은 성적이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어떤 일이든 견뎌내면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요."
만 54세. 남들이 보기엔 마라톤을 하기에 부담스런 나이의 임씨가 뛰기 시작한 것은 10년전. 중년기에 들어 건강이 나빠지면서 친구의 권유로 처음 운동화를 신었다.
그동안 마라톤 완주만 10여 차례가 넘는다. 98년 해병대 마라톤대회를 비롯, 시카고 대회, 밴쿠버 대회에다 한국으로 원정, 동아마라톤대회도 출전했다.
마라톤을 하며 몸이 가벼워졌고 혈색이 좋아졌다.“보약이 따로 없어요. 뛰면 건강해져요."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마라톤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는 게 임씨의 지론이다. 무엇보다 마라톤의 매력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원초적 운동이란 점이다.
해군본부 분석가로 일하는 그는 퇴근 후 버지니아 프레드릭스버그의 자택 주위를 이틀에 한번꼴로 달린다. D.C.마라톤클럽에도 가입, 매주 한번씩 버크 레이크에서 연습한다.
혼자만 뛰던 그에게 벗들도 생겨났다. 먼저 여군대위로 근무하는 딸 소냐 린지(26)가 4년전 엄마의 달리기 동무가 됐다. 지난해부터는 남동생 동진씨(53)도 합류했다. 비즈니스에 실패하고 한동안 실의에 빠져있던 남동생은 이제는 활기를 되찾아 다시 일어섰다.
직장 동료들과 동네 친구들도 임씨의 유혹에 넘어갔다. 10여명이 마라톤 없이는 인생의 낙이 없다는 중독자가 됐다.
“마라톤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돈도 안 들어요. 왜 뛰지 않겠습니까?"
달리면서 그는 건강해졌다. 또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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