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 의존"
▶ 취업난 심화에 집값 급등 겹치고 초혼연령 늦어지면서 보편화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얹혀 사는 20대 및 30대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성년 자녀들의 더부살이가 21세기 벽두의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00년도 센서스에 따르면 거의 400만명에 달하는 25∼34세 젊은이들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이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는 이들을 ‘성년기 미성년자’(adultolescent)’로 명명했다.
대졸 자녀들의 얹혀 살기가 보편화되어 가고 있음을 반영하듯 구직회사 먼스터트랙이 최근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서 대학생들의 60%는 졸업 후 부모의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답했고, 21%는 1년 이상 부모와 함께 살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90년대 초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젊은이들 사이에 부모에 얹혀 산다는데 대한 수치심이 급속히 사라졌고, 부모들 역시 자녀들의 가정복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들은 또 직장이 한정된 데다 대부분의 고임금 직종이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어 취업을 하지 못한 대졸자들이 늘어났고 내집 마련이 예전에 비해 힘들어졌으며 초혼연령이 26세로 30년 전에 비해 4년이나 늦어지면서 성년 자녀들의 얹혀 살기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40만 달러 규모의 ‘성년자녀’ 연구를 이끄는 맥아더 재단의 프랭크 퍼스텐버그 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청소년들을 사춘기에서 성년기로 자동적으로 이동시켜 주던 사회적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이 와해된 셈"이다.
’성년기 미성년자’를 둔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과잉보호에 익숙한 이른바 극성부모 세대라는 점도 더부살이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자녀들의 과외활동에서부터 진학 대학과 전공 선택까지 전권을 행사해온 극성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독립성을 심어주는 대신 이들을 그대로 가슴에 품은 채 지속적으로 보호막을 제공하려 든다.
각 대학마다 졸업을 앞둔 자녀들의 취직자리를 알아보아 주려는 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친다거나 군 당국이 모병활동의 초점을 부모들에게 맞추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마켓조사 전문가인 닐 하우의 말대로 "나 위주"(Me)의 기성세대가 자녀들에게 한없이 관대한 "미니 미"(Mini-Me) 세대로 바뀌고 있는 것. 또 기성세대를 불신하는 60년대식 청소년 문화가 사라지고 세대 사이의 관계가 친밀해진 점도 부모에 의존하는 ‘성년기 미성년자’를 양산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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