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벌리힐스, 벨에어, 브렌트우드 등 3B와 함께 부촌으로 손꼽히는 웨스트 할리웃의 고급 앤틱 거리. ‘Red Gate’(405 N. Robertson Bl.)라고 쓴 붉은 석제 간판과 육중한 유리문에 혹해 계단을 오를 때만 해도 그 뒤로 5,000스퀘어피트의 고가구 전문점이 펼쳐져 있으라고는, 더구나 그것이 한인 운영 비즈니스일 것이라고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베벌리힐스와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이 금싸라기 공간에 옹골차게 고가구를 들여놓고 95% 주류 고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이는 한인 1세 에린 최씨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답게 매장 막음 벽에 창을 내고 대나무를 심는가 하면, 몇 세기 전 자명고로 쓰였을 법한 큰북을 테이블 받침으로, 꽃 문양을 조각한 정방형의 돌을 티 테이블로 삼았다. 몇 백년된 고목 책상에 두꺼운 유리를 얹은 것도 이 집 주인의 안목이다. 중국 고가구 중심의 이 앤틱 샵은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에 한국 1호점 진출도 추진 중이다.
"고가구만 잔뜩 갖다놓으면 귀신 집이 따로 없죠. 모던한 가운데 툭, 하나 던져놓으면 얼마나 멋스러운데요. 갤러리 같은 느낌이랄까."
’레드 게이트’ 고객은 인테리어나 엔터테인먼트 계통 종사자가 많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비롯, 웨스트 할리웃과 베벌리힐스에 사는 가수와 코미디언, 고가구 수집가, 소매상인이 대부분인 이들 고객은 고가구에 관한 한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5,000스퀘어피트의 매장에 전시된 물건은 장롱, 침대, 테이블, 화장대 등 큼직한 것들부터 바구니, 쿠션 등 소품까지 다양해 최씨도 모두 몇 점인지 헤아리지 못한다. 석 달에 한번씩 중국에 가 직접 물건을 골라오는데 요즘은 세계 각지에서 수요가 많아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핸드 메이드 보석처럼 한 점 한 점이 독특한 것을 고가구의 매력으로 꼽는 그는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취향이 다채로워지면서 고가구 애호가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꾸준히 장사하면서 이들과 함께 앤틱이 되어 가는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앤틱 샵은 최근 한인들에게 조금씩 알려지면서 한인들로부터 인테리어 의뢰나 고가구 문의도 있다고 한다. (310) 385-0100.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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