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텃밭서 민주당후보로 재선, 주정부 25만달러 지원금 결정적 역할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자리를 빛내는 것인가.
실비아 장 루크(33) 하와이 주하원 부의장은 아무래도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이제 겨우 재선의원인데도 부의장이라는 큼직한 감투가 전혀 버거워 보이지 않는다.
몸에 밴 겸손은 초선의원 시절과 변함 없지만 주변을 감싸는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한마디로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벌써 잘 나가는 실세의 ‘관록’이 붙었는지 말 한마디, 몸짓 하나에서도 뚜렷한 자신감이 읽혀진다.
실비아(한국명: 장은정) 의원에게 2000년은 ‘보람’과 ‘성취’의 시기였다.
지난 98년 선거에서 공화당 표밭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 주하원에 입성하면서 정계의 ‘샛별’로 뜬 실비아 의원은 지난해 한인 미주이민100주년기념사업 지원결의안을 상정, 통과시킴으로써 주정부로부터 25만 달러의 재정지원을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작년 선거에서 두 명이 낙선했지만 지난 회기까지만 해도 주하원에는 알렉산티 샌티에고와 저를 비롯해 한국계 의원이 모두 3명이 있었어요. 3명이 똘똘 뭉쳐 한인 이민100주년 기념사업 지원결의안을 밀어 부쳤지요. 실제 지원규모를 25만 달러로 명시한 HB1216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는 연방상원에 진출한 다나 머카도 김 의원이 애를 많이 썼어요."
실비아 의원은 주의회가 이민그룹의 100주년 행사에 25만 달러라는 거액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오키나와 커뮤니티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중일 당시 주정부는 고작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를 지불했을 뿐"이다.
실비아 의원은 이처럼 많은 지원금을 타낼 수 있었던 이유를 김창원 전 하와이대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었고 기념사업회의 이덕희 부회장과 렉스 김 고문변호사 등이 상임위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을 확실히 설득시켰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하와이로 이민 온 후 하와이대학교와 샌프란시스코대학 법대를 졸업, 변호사로도 활동중인 실비아 의원은 "이제 한인사회도 100년의 이민경륜을 쌓은 만큼 커뮤니티의 울타리를 넘어 적극적으로 주류사회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 전체 인구중 중국인들의 구성비는 10% 미만이지만 주의회에서 중국계 의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아요. 이제 한인들도 행동반경을 확대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가 너무 재미있다"는 실비아 의원은 올해 주하원 부의장에 선출됐다. 오래 전 한국계 여성 정치인 재키 영 선배가 등정했던 ‘고지’를 새카만 후배인 그가 다시 밟은 것.
"서른을 넘긴 후 가급적 나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든다"는 실비아 의원은 내년도 선거에서 의석을 방어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겁 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실비아 의원이 마음속에 접어둔 최종 목적지는 과연 어디쯤일까. 아무래도 하와이는 그에게 너무 좁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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