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2돌 대하시리즈 5 - 하와이편
▶ 핏줄에 자부심, 모국어 유창, 한국음식 요리도 수준급
사탕수수밭 초기 이민자들의 2세들은 ‘핏줄’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핏줄에 대한 진한 감정은 한국적인 전통과 언어에 대한 애착으로 표출했다.
초기이민 2세들은 놀라울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80줄에 고만고만하게 걸려있는 이들은 모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8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들에게 ‘우리말’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나름의 판단은 유쾌하게 빗나갔다.
문대양 주대법원장의 모친인 매리(82) 여사는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집에서는 한국어만 쓰게 하셨고, 교회에서 한글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모국어를 확실하게 배웠다"고 말했다.
매리 여사는 "우리 아래 대로 내려가면 모국어를 아는 사람들이 없지만 나와 같은 2세들은 대부분 한국말을 할줄 안다"고 전했다. 친구들의 실력은 하와이 현지에서 방송되는 한국어 TV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할 정도로 수준급이란다.
문대양 주대법원장이 "어릴 적에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지 않았다고 나를 원망하더라"고 전한 문 여사는 "내 경우에는 부모님이 집에서 일체의 외국어 사용을 금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버님 이만기씨가 일본인들이 신는 나막신을 신지 못하게 해 지금도 엄지발가락과 다른 발가락을 갈라놓는 일본식 슬리퍼를 신지 못한다.
해리 김 빅 아일랜드 시장이 유년시절에 영어를 하지 못했던 것도 아마 매리 문 여사와 비슷한 연유에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 시장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거의 갖고 있지 않았다.
사탕수수밭 노동자의 딸인 헬렌 희봉 리(76)여사의 한국어 실력 또한 문 여사 못지 않았다. 그녀는 한때 영어의 현재 진행형을 한국어에 적용해 사용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영어의 ~ing를 한국어 동사의 끝머리에 붙여 "빨래해잉"하는 식의 표현을 만들어 냈었다는 것.
’마지막 사진신부’ 유분조 할머니의 외동딸 앨리스 유 김은 자신의 반말투를 "나쁜 말"이라고 표현했다. "나쁜 말만 배워서 엄니한테 야단 많이 맞았다"는 그는 "나쁜 말 써서 미안하다"며 몇 번씩 ‘반말’로 사과했다.
하와이에서 만나본 초기이민자의 후손들은 거의 매일 한국음식을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고 했다. "외식을 할 때에는 매일 먹는 한국음식을 피할" 정도다. 정기적으로 오이지를 담그거나 남편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씩 동치미 국수 만든다는 할머니도 있었다.
국민회 이사인 로베르타 장 여사는 미주 한인 이민1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촬영팀을 대접하겠다며 즉석에서 한국요리를 한 상 가득 차려내 지켜보던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어디서 한국요리를 배웠냐고 묻자 "어머니가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자랐다"며 "한국 사람이 한국 요리를 못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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