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펄과 …
[2022-07-19]시골버스 정류장에서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할머니가 말했다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눈이 파란 아저씨…
[2022-07-12]끙끙 앓는 날은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는 저 여자죽을 만큼 아파보면삶이 가벼워지기도 한다는 저 여자마음 아픈 날에는 시집을 덮고 돌아눕는 저 여자눈물 나는 날은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2022-07-05]왼손은 오른손을 씻고오른손은 왼손을 씻는 법이다손바닥은 손등을 씻고손등은손바닥이 데려가 입힌 때를다른 편 손바닥에기꺼이 맡기는 법이다손에서 손까지의 거리손바닥에서 손등까지의 거리…
[2022-06-28]기차를 세우는 힘,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시간을 멈추는 힘,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그 …
[2022-06-21]늦점심을 먹으러 마주 보는 두 집 가운데 왼편 충효소머리국밥집으로 들어가는 일, 길가 의자에 앉아 빠안히 날 쳐다보는 황남순두부집 아주머니 눈길 넘어가는 일, 몇 해 전 남편 뇌…
[2022-06-14]오늘이 모자라면 모자처럼 날아가고모자처럼 하모니카 불고모자처럼 새 되어모자처럼 옆으로 돌려 쓰고모자처럼 구름 위에 올려놓고모자처럼 뒤집어서새도 꺼내고토끼도 꺼내고사과도 꺼내고오늘…
[2022-06-07]쏙쏙 뼈가 쑤신다는 기별을 받고 고향에 갔다 검버섯 덕지덕지 핀 스레트 낡은 집이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아끼던 옷 주섬주섬 걸치고 병원 가면서도 에미 잘 있고 선이와 철이도 …
[2022-05-31]이주 노동자 세 사람팬티 입은 채목욕탕에 들어왔다수영장에 온 사람들마냥자기들끼리는 싱글벙글냉탕 온탕 들락날락하는데아무 말 못 하고 째려보는사람들 사이에서행복슈퍼 할아버지 하시는 …
[2022-05-24]오십견을 앓고 나서야 오십견의 아픔을 알았네아파보지 않은 이가 남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것은불가능함을 알았네사람들은 남들의 고난을 보고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내가 오십이 …
[2022-05-17]손바닥으로 방바닥을 훔치다쌀벌레 같은 것이 만져졌다검지로 찍어보니 엄마였다나는 엄마를 잃어버릴까봐골무 속에 넣었다엄마는 자꾸만 밖으로 기어나왔다엄마, 왜 이렇게 작아진 거야엄마의…
[2022-05-10]나는 ‘등 푸른 생선’이라는 말이 좋다 ‘등이 시퍼런’보다 푸른이 주는 안전한 느낌 약간 부드러우면서 밝고 건강한 느낌 고등어 꽁치 삼치 참치 방어 정어리 멸치 청어 연어 장어 …
[2022-05-03]자고 나면 갓 핀 꽃송이가 감쪽같이 없어지더니밤새 금잔화 꽃숭어리만 뚝 따 먹고 가더니좀 모자란 눔인가, 시 쓰는 눔 혹시 아닐랑가서리태 콩잎보다 꽃을 좋아하다니이눔 낯짝 좀 보…
[2022-04-26]이렇듯 흐린 날엔 누가문 앞에 와서내 이름을 불러주면 좋겠다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술 마시다가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난리 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아직은 니가 더 이쁘다고거짓말…
[2022-04-19]젊은 여자 약사가할머니의 구부러진 등에파스를 붙이는 모습을낡은 손수레가 바라보고 있다오매 시원허요복 받으시오손수레 위서향 두 그루라일락 세 그루할머니가 손수레 끌고오르막 동네 오…
[2022-04-12]많이 아프신 듯몸이 불편한 할머니 손을 할아버지가 꼭 잡고걸어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아껴가며꼭 잡았다는 말을꼭 잠궜다로 고쳐 말한다저 견고한 자물통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세상 어…
[2022-04-05]향기를 제일 먼저 알아채는 건늘 저승 문턱에 앉았다고 말하는가사리 김 영감의 입맛밭 가장자리 쑥 무리가봄이요, 봄, 하며 목소리 높이자화들짝 고개 드는 오랑캐꽃까지 봄소식 분분한…
[2022-03-29]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으니두부장수는 종을 흔들지 마시고행상 트럭은 앰프를 꺼주시기 바랍니다크게 써서 학교 담장에 붙이는 소사 아저씨 뒤통수에다가담장 옆에 사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한…
[2022-03-22]양산 천성산 노전암 능인스님은개에게도 말을 놓지 않는다스무 첩 밥상을 아낌없이 산객에게 내놓듯이잡수세요 개에게 공손히 말씀하신다선방에 앉아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싸우든 말든 쌍…
[2022-03-15]환절기를 보내고 나면 또 다른 환절기가 찾아왔다. 사랑 뒤에 사랑이, 이별 뒤에 이별이, 환절기에서 환절기로 가는 어디쯤에서 삶은 마지막 꽃잎을 떨구려는 건지. 죽음 너머 또 다…
[2022-03-08]




















옥세철 논설위원
캐슬린 파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허두영 한국과학언론인회 회장
전지은 수필가
최형욱 / 서울경제 논설위원
조지 F·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손영아 문화 칼럼니스트·YASMA7 대표 
▶불우이웃돕기 쌀 나눔 행사, 30여 단체에 쌀1500여포 배부뉴욕한인노인상조회(회장 임규흥)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제11회 불우이웃돕기 …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연방항공청(FAA)이 전국 항공편을 최대 10%까지 감축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7일(금) 오전부…

9일부로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정지)이 수일 안에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미국 연방 상원의 일부 민주당 중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