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구팀 “임상 제2상 결과…여러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로 이식 초기 회복 개선”
제대혈(탯줄혈액) 이식과 함께 여러 제대혈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증식해 투여하는 새 치료법이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주요 합병증 없이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 필리포 밀라노 박사팀은 28일 의학 학술지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서 제대혈 이식과 함께 여러 제대혈에서 채취해 배양한 줄기세포를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28명에게 투여하는 임상에서 27명(96%)이 최소 1년 이상 생존했다고 밝혔다.
밀라노 박사는 "이 연구는 제대혈 이식 환자들이 사실상 서로 다른 9명의 제대혈 기증자로부터 유래한 줄기세포를 동시에 투여받은 첫 사례"라며 "많은 환자가 이식 후 약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좋은 치료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수 등 조혈모세포 이식은 백혈병이나 골수이형성증후군 같은 혈액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환자와 조직적합성이 잘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제대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는 일반 골수보다 조직적합성 일치 조건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아 골수 이식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다만 제대혈 이식은 하나의 제대혈에 포함된 줄기세포 수가 적어 성인 환자를 치료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혈로 기본 이식을 하고, 여러 제대혈에서 채취해 증식한 줄기세포(dilanubicel)를 투여하는 치료법을 개발,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28명에게 투여하는 임상 제2상 시험을 했다.
딜라누비셀은 6~8개의 서로 다른 제대혈에서 분리한 혈액 줄기세포를 결합, 실험실에서 배양해 증식시킨 제품이다.
임상 시험 결과, 제대혈 이식과 줄기세포 제품을 병용 투여한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28명 가운데 27명(96%)이 최소 1년 이상 생존했다.
특히 줄기세포 이식에서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이식 후 기증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몸을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딜라누비셀에 포함된 줄기세포는 환자 몸에 오래 남아 정착하지는 않지만, 이식 초기 면역 기능 회복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환자 몸에서는 기존 제대혈의 줄기세포가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면역체계가 형성된다며 함께 투여된 줄기세포가 초기 다리 역할을 해 안정적인 이식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적 관찰 기간 후 환자는 대부분 생존해 있고 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는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명은 재발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고, 다른 1명은 이식 후 11개월 만에 재발했지만 추가 치료 후 다시 관해 상태가 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밀라노 박사는 "줄기세포는 장기적으로 남지는 않지만, 환자 몸 안에서 건강한 면역체계가 자리 잡도록 돕는다"며 "제대혈은 특히 고위험 혈액질환 환자에게 여전히 중요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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