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의외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 습관, 즉 평상시의 올바른 섭생(養生)법과 양생(養生)법에 있다.
음식이 약이다: 비위를 다스리는 식습관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에서 보았듯이, 소화기관의 건강은 정신 건강과 직결된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소화 흡수를 주관하는 비위(脾胃, 비장과 위장)를 우리 몸의 중심축이자 에너지원(氣血)을 생성하는 근본으로 보았다. 비위가 약해지면 좋은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할 뿐 아니라, 몸 안에 불필요한 노폐물인 습담(濕痰)이 쌓여 몸을 무겁게 하고 머리를 맑지 못하게 만들어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는 우선 식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차갑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식품, 밀가루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비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첫걸음이다. 특히 생강, 마늘, 양파와 같이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 순환을 돕는 향신료를 활용하고, 제철에 나는 신선한 채소와 곡물을 중심으로 한 담백한 식단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최고의 보약이다. 이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섭취를 늘려 장 건강을 개선하는 현대 영양학의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잠이 보약이다: 간혈 보충하는 수면의 힘
과도한 피로가 누적된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히 쉬지 못해서가 아니라, 회복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호이다. 한의학에서 수면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낮 동안 소모된 기혈(氣血)을 보충하고 정신 활동으로 지친 혼(魂)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과정으로 본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간(肝)과 담(膽)의 경락이 가장 활발하게 작용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깊은 잠에 들어야 혈액이 간으로 충분히 돌아가(血歸于肝) 해독 작용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로 뭉친 간기(肝氣)가 풀어져 몸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만약 이 시간에 깨어 있거나 수면의 질이 낮다면, 간에 혈액이 제대로 저장되지 못해 만성 피로가 쌓이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간혈허(肝血虛) 상태가 되기 쉽다. 이는 여성의 월경전증후군(PMS)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거나 가벼운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습관은, 숙면을 통해 간의 기능을 회복하고 감정의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몸을 바꾸면, 마음이 바뀐다
마음의 문제는 마음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보이지 않는 감정에 휘둘리고 있다면, 잠시 시선을 돌려 나의 몸을 들여다보자. 내가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깊이 잠들었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햇볕을 쬐며 걸었는지를 말이다.
몸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작은 실천이 쌓일 때, 우리의 감정 또한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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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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