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본 대지진보다 규모 작아
▶ 진앙 깊고 해저 산사태 미발생 “조기 경보 체계가 피해 줄여”

고래 사체들이 지난달 31일 일본 지바현 다테야마 지역 해변에 떠내려와 있다. 캄차카의 8.8 강진의 전조현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캄차카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태평양 연안 국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지만, 예상보다 파도 높이가 낮아 피해가 크지 않았다.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이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의 악몽을 떠올렸던 연안 주민들로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진앙의 깊이가 예측보다 깊었고, 해저 산사태도 발생하지 않아서 쓰나미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캄차카반도 강진으로 쓰나미 피해가 일부 발생했지만 초기 우려보다 덜 심각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캄차카반도, 쿠릴열도, 사할린섬 등이 침수됐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듀라 티나 버지니아공대 쓰나미 연구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상당히 큰 쓰나미지만, 이 정도의 강진에서 예상되는 최대치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설명했다.
쓰나미 피해가 크지 않은 첫 번째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지진의 강도가 꼽힌다. 이번 지진의 규모는 8.8이었지만, 동일본 대지진은 9.0, 남아시아 대지진은 9.1~9.3이었다. 수치 차이가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진 규모가 0.1 커질 때마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1.4배 증가한다. 동일본 대지진은 이번 캄차카 지진보다 약 2배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 셈이다.
예상보다 진앙의 깊이가 깊어 쓰나미 피해가 적었다는 추측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진앙이 수면과 가까울수록 높은 파도가 형성된다. 스티븐 힉스 런던대 환경지진학 교수는 BBC에 “쓰나미 예측 모델이 지진의 깊이를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수 있다”며 “20km만 더 깊게 설정해도 쓰나미의 진폭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쓰나미 높이를 증폭시키는 해저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쓰나미 전문가 뱌체슬라프 구시야코프는 “해저에서 퇴적물이나 암석이 움직이면 쓰나미의 에너지를 최대 90%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며 “이번 지진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신은 쓰나미 조기 경보 체계가 잘 작동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의 경우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없어 많은 사람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14개국에서 23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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