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시 학대 우려 없다는 점 확인 요구… “박해 피해자 사전에 걸러내는 제도” 비판
미국 국무부가 본국 귀국이 두렵다고 말하는 임시 비자 신청자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지침을 새롭게 내렸다고 외신들이 28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이 입수한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국무부는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비자 인터뷰를 계속할 조건으로 신청자들에게 귀국 시 학대받을 우려가 없다고 확인받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앞으로 비자 신청자들이 미국 비자를 발급 받으려면 자신이 본국에서 해를 입은 적이 없으며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확실히 밝혀야 한다.
만약 미국 비자 신청자들이 본국이나 마지막 주거지에서 위해나 학대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또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이를 당할 우려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 중 하나에라도 "예"라고 답하거나 응답을 거부하면 비자 발급이 거부된다.
국무부는 지침에서 "미국 내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외국인 수가 많은 것은 많은 이들이 비자 신청 및 입국 과정에서 (망명) 의도를 영사에게 허위로 진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기존 지침에 따라 수집한 비자 신청자 정보로는 본국 귀국 시 위해나 학대를 우려하는 신청자를 식별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현행법 및 국제법과 충돌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법과 1951년 난민협약에 따르면 망명을 신청할 권리는 어떻게 입국했는지, 비자 담당 영사에게 무엇을 말했는지에 따라 제한되지 않는다.
가디언은 미 국무부의 새 비자 지침이 가정폭력 생존자, 차별대우를 받는 소수종교인 등 박해 피해자들을 미국 땅을 밟기 전에 걸러내는 '스크리닝 매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지침은 비자 신청자에게 위증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신청자가 귀국을 두려워하는데 비자 발급을 위해 해당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경우 이는 법률상 연방 공무원을 상대로 한 허위 진술이 돼 미국 영구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국무부의 이번 비자 지침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 14161호를 근거로 한다. 잠재적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개인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연방 기관들에 이민 심사 및 신원 조회를 강화하도록 한 행정명령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가디언의 논평 요청에 "영사는 미국 국가 안보의 최전선"이라며 "국무부는 모든 가용 도구와 자원을 동원해 각 비자 신청자가 미국 법에 따라 자격을 갖췄는지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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