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수용법, 법적 절차 따라 공평·공정한 대중접근 보장”
▶ 머스크 “인종차별적 소유권법”…대통령실 “건설적 대화” 촉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로이터]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남아공 정부는 토지를 몰수한 적이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에 반박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남아공은 법치, 정의, 평등에 깊이 뿌리를 둔 입헌 민주주의 국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채택된 토지수용법은 몰수 수단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법적 절차에 따라 공평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토지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아공은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토지의 공공적 사용 필요성과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토지수용법을 항상 시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남아공의 핵심적인 전략적 정치, 무역 파트너"라며 "토지 개혁 정책과 양국 간 관심사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남아공이 토지를 몰수하고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매우 나쁘게 대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전반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남아공에 대한 향후 미국의 기금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몰수 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공익적 목적으로 개인의 토지를 보상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 서명했다.
남아공 태생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일부 우익 인사들은 이 법이 남아공 경작지의 80% 가까이 소유한 백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이 법이 정부가 임의로 재산을 수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먼저 소유주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에 따라 토지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비공식적 거주자만 있거나 사용하지 않고 투기적 목적으로만 보유한 경우, 버려진 토지인 경우 등의 특별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직후 라마포사 대통령을 태그해 "왜 아무 말도 안 하나요?"라고 비꼬았던 머스크는 라마포사의 반박 성명이 나오자 자신의 엑스 계정에서 "왜 인종차별적인 소유권 법을 공개적으로 뒀나요?"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머스크에게 "수 세기에 걸친 억압적이고 잔인한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의 파괴적인 유산으로 우리 헌법은 과거의 병폐를 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남아공 대통령과 건설적으로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남아공 대통령실에 따르면 남아공 에이즈 프로그램의 17%를 차지하는 미국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계획'(PEPFAR) 원조 사업을 제외하면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다른 중요한 자금 지원은 없다.
미국의 PEPFAR 자금 송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과 함께 해외 원조를 전면 중단시키면서 이미 차단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2023년 남아공에 지원한 약 4억4천만 달러(약 6천450억원) 중 3억1천500만 달러가 에이즈 프로그램 관련 자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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