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비주류 모두 ‘당정 기조 변화’ 요구…지도부 해체 대신 혁신위 유력

(대전=연합뉴스) 이형일 통계청장이 12일 오전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전임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2
한국 여야가 1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근거로 통계 조작 논란을 희대의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정치적 감사로 통계청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맞섰다.
◇ "통계 조작은 국가 내비게이션 조작 사건…역사 왜곡보다 나빠"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이날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2018년 소득분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계 설계 부서 담당은 가중값이 불안하다며 반대했지만, 황수경 청장의 승인도 없이 패싱했다"며 "통계 조작은 국기문란 행위"라고 질타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통계청 등이 소득·고용 관련 통계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전·현직 공무원 22명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 효과를 과장하기 위해 통계청이 사적 이전지출 효과를 제외한 웨이브7 기준을 뒤늦게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4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이 개선됐다며 소득주도 성장 효과라고 선전했는데 2021년 웨이브7 기준이 소급 적용해 발표된 2017년 4분기 결과를 보면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웨이브7 기준으로 조사가 됐는데 가계동향 조사는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처럼 호도하기 위해 적용을 늦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은 "지난 정부 통계 조작은 국가 내비게이션 조작 사건"이라며 "역사 왜곡보다 더 나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치 감사원의 감사 조작…통계청 공무원 사기 꺾어"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감사원의 통계 조작 감사 결과 발표가 "전 정부 공격용"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 의원은 "가계동향 조사의 소득·지출 조사를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라며 "갑작스럽게 조사 방법을 바꾸고 표본 수를 줄이다 보니 통계가 제대로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은 "국가기관이 제공하는 통계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감사원은 정상적 정책 과정마저 불법으로 치부하려는 퇴행적 행태를 보여줬다"며 "의도가 불순한 전형적 정치감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도 "통계청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정치 감사원, 정치 검찰에 의한 감사 조작"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야당은 통계청 내부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반발하는 기류가 비등했지만 이형일 통계청장이 사실상 감사 결과를 시인하는 듯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통계청 게시판을 보면 '우리 청에서 아무 대응 못 하고 안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직원들이 아우성"이라며 "통계청 입장문은 백기투항"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가중치 적용의 부당성, 통계청 통계 조작 이유를 합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이런 근거가 없이 통계청 공무원의 사기를 꺾는 것은 명확한 감사원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 유경준 전 통계청장 증인 채택 두고 고성 오가기도
현직 국민의힘 의원인 유경준 전 통계청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한때 고성이 오가면서 여야가 대립하기도 했다.
논란은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밝힌 유경준 전 통계청장의 '전언'이 발단이 됐다.
류 의원이 "유경준 전 통계청장으로부터 증인으로 소환해주면 기꺼이 자진해서 출석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야 간사 간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아주 하찮은 내용으로 감사원이 나서서 조작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문제"라며 유 청장 증인 채택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통계 조작과 관련해 유 전 청장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본인이 나와서 발언하겠다고 하면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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