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개봉한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주인공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허공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띄워놓고 특수 장갑을 낀 손으로 화면을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다양한 이미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지자들의 머릿속 예언을 끄집어내 범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작업을 처리한다. 이처럼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융합해 가상 세계를 구현하고 사용자와의 상호작용도 가능한 기술이 ‘혼합현실(Mixed Reality·MR)’이다.
MR은 1994년 폴 밀그램 토론토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 ‘증강현실’에 등장한 용어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VR은 사용자를 인공의 가상현실로 옮겨놓은 것이며 AR은 사용자의 현실에 일부 가공의 이미지나 정보를 덧붙여 전달하는 기술이다. 확장현실(Extended Reality·XR)은 VR과 AR·MR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현실을 확장하는 모든 기술을 일컫는다. MR은 시각뿐 아니라 청각·촉각 등 오감을 활용하므로 공장이나 병원·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는 MR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도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찍이 MR 기기인 ‘홀로렌즈’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달 초 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공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는 TV조차 필요 없을 수 있다”면서 “좋은 MR 헤드셋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5일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첫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2014년 스마트워치 ‘애플워치’를 내놓은 후 9년 만의 주요 하드웨어 신제품이다. 영화 속 미래의 일로 여겼던 첨단 기술 제품이 속속 눈앞의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도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끝없는 창의와 혁신으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정상범 서울경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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