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13세기 페르시아 시인 사디의 ‘아담의 후예’)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마치 열병 앓는 환자처럼 세계 도처에서 쏟아져 나오는 환자들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우리 몸에서 새끼손가락이 다쳐도 몸 전체가 편치 않듯, 지구의 한 귀퉁이가 아프면 지구 전체가 아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소식을 듣는다. TV나 신문 등 미디어에서 비쳐준 카불 국제공항의 모습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요 아수라장이다. 가만있어도 아플 만큼 아픈데 복병처럼 갑자기 튀어나온 소식으로 사람들은 또 한번 상처를 받는다.
9.11 이후 미국의 공습으로 정권을 상실했던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집권하게 된 아프간은 나라 전체가 비통에 빠져있고 세계의 눈은 모두 아프간으로 향해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안 되면 잡았던 손조차 놓아버리는 미국식 우선주위에 세계는 분노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글로벌 빌리지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는 한 마을이 되었다. 국경을 넘어 백신을 맞으러 오는 외국인들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백신을 투여해주었고 또한 먼저 가진 나라는 백신이 필요한 나라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공급해주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 결국 인간 자신이 어려움에 처하듯, 인간이 만든 종교로 인해 자신들을 싸움 속으로 가두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그러하고, 극단주의자인 탈레반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때 상기되는 사디의 시 ‘아담의 후예’는 결코 낯설지 않다. 사디는 페르시아 3대 시인의 한 사람이며 ‘아담의 후예’는 이란 국민들의 애송시로 현재 뉴욕 유엔본부 로비에 쓰여 있다. 아담의 후예로서, 지구공동체의 한 부분으로서, 뿌리를 함께하는 한 영혼으로서 사디의 외침이 오늘따라 절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
정은실 / 수필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