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안토니오 종합병원 안병돈 심장내과 전문의
35년간 크고 작은 심장수술 1만여건, 위독한 환자 매달 7명 꼴 소생시켜
▶ 매년 해외 의료선교·장학사업도 펼쳐, 가족과 충분한 시간 못가져 항상 미안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을 전국 50위이내의 우수심장병원으로 올려놓은 안병돈 심장내과전문의는“의사로서 경각에 처한 생명을 살릴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며“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티, 캄보디아 등의 해외선교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LA동부의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이 1,000여개에 달하는 미 전역의 심장병원들을 대상으로‘IBM 왓슨 헬스 심장병원 연구서’가 조사한 결과 우수심장병원 랭킹에서 최근 50위 이내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두 개의 병원이 포함됐는데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의 심장병동을 책임지는 의사가 안병돈(Don Ahn) 심장내과 과장이다.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의 심장센터를 1989년에 설립한 안병돈 심장내과 과장은 바로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을 전국에서 으뜸가는 심장병원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그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다음은 안병돈 샌안토니오 심장내과 과장과의 일문일답.
-의사가 된 동기는
▲가족이 의사집안이다. 할아버지가 한의사였고 아버지가 산부인과 의사, 두 매형도 의사이다. 주변에 의사가 많다 보니 아무래도 집안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의사의 꿈을 가지고 경희대 의대에 재학 중 더 선진화 된 의료시스템을 공부하기 위해 도미해서 밴더빌트 대학에서 공부하고 라이트 주립대학에서 내과 수련의를 마친후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심장내과 펠로우쉽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언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적재적소에서 트레이닝을 잘 받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샌안토니오 병원에서는 1985년부터 심장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1991년 심장내과과장, 2009년 샌안토니오 종합병원장으로 일했다. 자녀들도 가족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들은 현재 내분비과 의사, 딸은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심장내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내과 수련의를 마치는 1983년에 심장내과가 가장 인기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장 많았다. 심장병은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질환,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을 의미하는 데 미국에서는 2011년 한해동안 전체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약 78만7,000명이 심질환과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하루에 약 2,150명, 즉 40초에 1명 꼴로 사망하는 데 모든 종류의 암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반대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역동성이 가장 높은 것이 심장내과의 매력이자 도전 포인트이다.
-의사로 일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환희이다. 환자가 기적적으로 소생했을 때 삶의 질까지도 높아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심장마비로 사망할 지경에 처한 환자를 평균 7명 정도씩 소생시키고 있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지난 35년간 크고 작은 심장수술을 매년 400차례는 했으니 아마 족히 1만여건 넘게 한 것 같다.
심장관련 질환은 특히, 중풍이나 심근경색 등은 요행히 회복을 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미리 예방책을 세워서 평소 사전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요즘은 심장질환에 걸리는 연령대가 40대까지 낮아지고 있어 더욱 주의를 요망하고 있다. 심장마비의 전조 현상은 갑지기 힘이 없거나 어지러움증도 오고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답답하기도 해서 잘 인식할 수 없을 때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는 마치 전투 현장에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심장마비 환자를 살려야 하는 일은 시간과의 사투라고 할 수 있다. 종합병원의 STEMI CENTER(심장마비 치료센터)에서 응급전화가 오면 10분안에 대답하고, 30분이내에 의사가 병원응급실로 가야한다. 개인적으로 심장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응급전화가 올 때 하던 진료를 당장 그만두고 현장으로 떠나야한다. 심장과 의사들이 당번제로 이 일을 하는데 자기 순번일 때는 24시간 대기 상태로 있어서 한시라도 빨리 환자가 있는 병원에 도착할 마음의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한다. 환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사로서 보람도 있지만 고충이나 애환은 없는가
▲사실 가족간의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의사로서 응급실과 클리닉을 바쁘게 오가다 보니 어느 새 애들이 다 컸다. 그리고 응급환자가 들어와서 수술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력을 했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환자가 사망을 했을 때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고 경위를 설명할 때 정말 괴롭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생명을 다 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다만 경각에 처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의료선교도 열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인랜드 지역에 있는 언약감리교회의 시무장로로 봉사하고 있는데, 매년 의료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선교를 한 지는 20년이 됐고 그 외에도 베트남, 캄보디아, 아이티 등 의료환경이 열악한 나라를 중심으로 의료선교를 하고 있는데 보통 3월에 한 차례, 9~12월에 또 한 차례 연간 2회씩 각각 열흘 정도 봉사하고 있다. 2009년에 시온산 재단을 결성해 장학사업까지 펼치고 있으며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아이티에는 2014년 미국인 의사 두 명과 간호사 다섯 명도 참여해 의료 봉사를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고 있는 생면부지의 이웃을 찾아 치료하는 일이 바로 나에게는 휴가이다. 특히 아이티는 위생환경이 열악한데다 치안까지 불안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이다. 오죽하면 지난해 그곳의 한 의료선교사가 남들은 다 빠져나가는데 왜 들어오느냐고 만류했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그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의료선교를 계속하고 있다. 아내도 이 일에 동참하고 있어서 고마울 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미국에 이민와서 힘든 공부와 트레이닝을 마치고 내과, 심장내과, 인터벤셔널 심장과(interventional cardiology)등 3개의 전문의를 획득한 후, 샌안토니오 종합병원 심장내과 과장으로, 병원장 등으로 35년간 일하면서 숱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계속 의사로서 열심히 일할 계획이다. 당연히 의료선교사역도 지속적으로 하려고 한다.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인들이 이민생활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너무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일하는 가운데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심장병에 걸릴 확률도 줄어들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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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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