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대규모 반정부 시위 속 군부가 변수
▶ 과이도 국회의장“내가 임시 대통령”…미도 지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23일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재집권 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과 미국을 위시한 우파 국제사회의 거센 압박을 다시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23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국제사회는 이날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지난해 대선 이후 비교적 잠잠했던 베네수엘라 정국이 다시 한번 혼돈 속으로 빠져들지, 정권 교체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공식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평화적 정권 교체에 큰 변수로 등장했다.
후안 과이도 의장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권력 강탈자가 집권하면 국회의장이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과이도 의장은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군부의 지원 아래 공정한 선거를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한 나라에 두 대통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마두로 대통령이 정국 혼돈 상황을 잠재우고 권좌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야권과 우파 국제사회의 압박에 밀려 실각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마두로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서민, 빈곤층마저 이날 반정부 집회에 대거 참석했기 때문에 더욱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 속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해져 초래된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혼란을 못 이겨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야권과 미국을 위시한 우파 국제사회는 지난해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마두로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마두로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이나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진 만큼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마두로의 재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정권 퇴진운동의 중심에는 공학도, 미국 유학, 학생운동가의 길을 걸어온 35세의 후안 과이도가 있다. 그는 지난 5일 새 국회의장에 취임한 뒤 베네수엘라를 이끌 새 지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13개국도 작년 대선을 공정하지 못한 부정선거라고 규정하고 마두로를 새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도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하자 바로 미국과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군을 향해 “통합과 기강을 유지하라”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이 군 주요 장성들에게 국영 석유회사(PDVSA)의 요직을 맡기는 등 군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황이라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다만, 군 내부에서 마두로 정권에 반발하는 일부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 21일 수도방위군 소속 군인 27명이 수도 카라카스 동부 지역에 있는 군 초소를 습격해 총기를 탈취했다. ‘헌법 질서를 회복하겠다’며 일으킨 일부 군인들의 쿠데타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진압됐다.
야권의 마두로 퇴진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파 야권은 2015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해 의회를 장악한 뒤 줄기차게 마두로 퇴진과 정권 불복종 운동을 벌여왔다.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 속에 2014년 이후 3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으며 그 수는 올해까지 5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1,000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마두로는 틈날 때마다 석유 이권 등을 노린 미국이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우파 정권과 함께 경제전쟁 등을 통해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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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마두로는 전 차베스 대통령의 운전수였다. 그를 그 자리에 올려놓은 백성들이 한심하지 누굴탓해...
조만간 동족간에 살인극이 벌어질건 시간 문제이네요
차베스식 정책을 칭찬하던 무리들은 이미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딴소리 할거고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 가는 한국도 그꼴되는건 시간 문제이지요.
U.S. medling with internal affairs of other nations... like korea.
수 많은 자국민들을 타국으로 유랑보내고 기아로 인한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도 부족하여 이제는 최후의 발악으로 시위자 학살 까지 마다하지 않는 마두로. 자신의 처참한 죽음으로 죗값 치루기에는 택도 없이 부족하고 그자의 측근자, 열성 추종자들 모두 민중의 이름으로 처단 돼야 할것이다. 그런데..한국에도 베네수엘라를 이꼴 나게 만든 차베스의 정책을 칭송 하던 무리가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 나는데 지금 사태를 바라보는 그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