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난민기구가 보호”, 태국 이민청장 밝혀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억류 18세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 7일 오전 유엔난민기구(UNHCR)의 보호 아래 수라찻 학빤 태국 이민청장의 안내로 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AP]
가족 학대를 피해 호주로 망명하려다 경유지인 태국공항에서 억류돼 강제송환될 위기에 처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10대 여성이 전 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극적으로 송환위기를 넘겼다.
7일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억류된 뒤 강제송환을 강력히 반대하며 ‘바리케이드 농성’을 벌였던 18세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 이날 오후 저녁 유엔난민기구(UNHCR)의 보호 아래 공항을 떠났다고 수라찻 학빤 태국 이민청장이 밝혔다.
알-쿠눈은 호주 망명을 위해 쿠웨이트 공항을 떠나 전날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여권 등 여행 서류를 누군가에게 빼앗겼으며, 알-쿠눈은 이들이 아버지의 요청을 받은 사우디와 쿠웨이트 대사관 관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엄격한 종교적 규율에 따라 여성이 사업장을 열 때는 물론 결혼과 이혼, 여행, 교육, 취업, 은행 거래 등 사회 활동을 하려면 아버지나 남편 등 남성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후 알-쿠눈은 억류된 공항 내 호텔에서 가구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채 강제송환에 반대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송환되면 목숨이 위험해진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내 가족은 여섯달 동안 나를 방안에 가두고 머리카락을 잘랐다”면서 “사우디로 돌아가면 감옥에 갇힐 것이 확실하고,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호소했는데, 이는 SNS와 언론 등을 통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태국 내에서는 당국의 강제송환 조치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이 법원에 제기되기도 했고, 유엔난민기구까지 나서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전날만 해도 “결혼을 피하기 위해 도망쳤다. 이번 일은 가족 문제”라며 송환을 시사했던 수라찻 청장도 하루 만에 “(태국을) 떠나길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송환을)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태국은 미소의 나라다. 우리는 누구를 죽게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바꿔 강제송환 조치 철회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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