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용지에 인쇄안된 지지 후보 이름 직접 써넣는 기명투표 관련 검색 폭증

미국 투표용지의 기명투표(write-in)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0년 당시 알래스카 주 투표용지
힐러리 클린턴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도널드 트럼프의 저속한 언행에 염증을 느낀 미국 유권자들이 민주·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아닌 다른 지지 후보에 표를 던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13일 CNN은 대선 캠페인이 폭로와 비방, 부정 시비 속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공식적으로 인쇄돼있지 않은 지지 후보의 이름을 직접 써넣는 '기명투표'(write-in) 제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권자들은 힐러리와 트럼프 모두에게 깊은 우려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거부감은 인터넷 검색 행태에서도 드러난다.
구글 검색어를 수집·분석해 제공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기명투표 관련 검색이 전주 대비 2천800% 이상 급증했다. 이 수치는 구글이 2004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고의 기록이다.
기명투표 관련 검색이 최고 비율로 상승한 곳은 힐러리와 트럼프 간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합주들이 아닌, 민주·공화 각 당의 아성으로 간주돼온 곳이다. 12일 저녁 기준 기명투표 관련 검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뚜렷한 버몬트·델라웨어·뉴저지 3개 주였으며, 이어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인 유타·인디애나 주가 그 뒤를 이었다.
기명투표 관련 검색은 2명의 정치인에게 집중돼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원과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 나서 기대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다.
"버니 샌더스는 기명투표 후보인가"를 확인하려는 검색이 지난 한 주간 2천750%나 급증했고, "마이크 펜스 기명투표"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검색도 2천400% 증가했다.
물론 주마다 차이는 있다. 유타 주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와 트럼프가 동률을 보이고 공화당 출신 무소속 에븐 맥뮬린이 단 4% 포인트 차이로 바짝 뒤쫓는 가운데 2012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기명투표 관련 검색이 지난주 갑자기 4천%나 늘었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만으로는 무엇이 이같은 현상을 불러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가 2005년 녹음된 트럼프의 음담패설을 공개하고 곧이어 폭로 전문매체 위키리크스가 힐러리와 금융기관, 힐러리 캠프와 미 법무부 및 언론의 유착관계 등을 드러낸 해킹 이메일 수천 건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유권자 불만이 심화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명투표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날 지, 온라인 검색이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NN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 데이터를 인용, 2012년 선거 당시 기명투표는 전체의 0.11%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가 1928년 매사추세츠 주 공화당 경선에서 기명투표로 승리하는 등 1992년까지 15차례 이상 대선 경선에서 기명투표가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2010년에는 알래스카 연방상원의원 재선에 도전한 리사 머코우스키 의원이 공화당 경선 패배 후 본선거에서 기명투표를 통해 공화·민주 양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1개 주가 기명투표를 허용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34개 주는 기명투표 후보로 사전 등록을 해야 득표 수를 집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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