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벼랑 끝 일전서 내셔널스에 4-3…컵스와 NLCS 충돌
▶ 클로저 잰슨 7회에 투입, 9회엔 에이스 커쇼 클로저로 나서

선발로 나서 110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만에 다저스의 클로저로 나선 클레이턴 커쇼(오른쪽)가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뒤 캐처 카르로스 루이즈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LA 다저스가 피 말리는 총력전 끝에 시카고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클로저 켄리 잰슨이 7회 무사 상황에서 등판, 생애 최고인 51개의 공을 던지며 9회 1사까지 막아낸 뒤 불과 이틀 전 선발로 등판, 무려 110개의 공을 던진 팀의 수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9회 클로저로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 승리를 지켜냈다. 다저스 역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최고의 명승부였다.
13일 워싱턴 DC 내셔널스팍에서 펼쳐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최종 5차전에서 다저스는 0-1로 끌려가던 7회초 작 피더슨의 동점 솔로포와 대타 카를로스 루이즈의 역전 적시타, 그리고 궁극적으로 결승점이 된 저스틴 터너의 2타점 3루타를 묶어 대거 4점을 뽑고 잰슨과 커쇼를 투입해 내셔널스의 마지막 추격을 4-3으로 뿌리쳤다. 시리즈를 3승2패로 따낸 다저스는 곧바로 시카고로 날아가 15일부터 시카고 컵스와 7전4선승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로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패자는 보따리를 싸야하는 ‘단두대 매치’ 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숨 막히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4차전에 투입한 다저스는 2차전 선발이었던 2선발 리치 힐을 사흘에 다시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가 흔들리는 즉시 마운드에서 내리고 총력전으로 나선다는 복안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에 맞서는 내셔널스도 5일을 쉰 에이스 맥스 셔저가 나섰음에도 불구, 한번 삐끗하면 그대로 시즌이 끝나는 만큼 역시 불펜을 가동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같이 긴장감이 감돌던 경기는 끝까지 숨 돌릴 여유를 주지 않았다. 힐은 1회를 잘 넘겼으나 내셔널스는 2회 선두 대니얼 머피가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고 대니 에스피노사의 우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힐은 계속된 1사 1, 3루의 위기에서 다음 두 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초반 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그가 3회 다시 2사 1, 3루의 위기에 몰리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바로 조 블랜턴을 교체 투입, 불을 끄는 등 일찌감치 총력전 모드로 전환했다.
한편 다저스 타선은 내셔널스 선발 셔저를 상대로 4회까지 볼넷 2개만 얻었을 뿐 무안타로 눌리다 5회초 자시 레딕과 피더슨의 연속안타에 이어 1사후 앤드루 톨스의 우전안타로 1사 만루의 황금찬스를 만들었으나 대타 안드레 이티어가 삼진, 체이스 어틀 리가 숏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은 마침내 7회초에 터졌다. 선두 피더슨이 셔저의 초구를 밀어쳐 레프트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아치를 그린 뒤 포효했다. 내셔널스는 곧바로 셔저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으나 기세가 오른 다저스 타선은 볼넷과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의 대타 루이즈의 좌전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여 경기를 뒤집은 데 이어 2사후 터너가 센터 펜스를 직접 때리는 2타점 3루타를 뿜어 4-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승부는 이때부터였다. 내셔널스는 곧바로 7회말 다저스의 4번째 투수 그랜트 데이턴을 상대로 볼넷에 이어 대타 크리스 하이지가 투런홈런을 터뜨려 4-3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다음 타자 클린트 로빈슨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상상도 못하던 카드를 뽑아들었다.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클로저 켄리 잰슨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그리고 잰슨은 안타와 고의사구로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앤서니 렌던을 삼진으로 잡고 7회를 넘겼다.
하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잰슨은 8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도 다음 3명을 잡고 1점차 리드를 지켜냈고 9회에도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이후 브라이스 하퍼와 제이슨 워스를 잇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며 한계에 도달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여기서 마침내 커쇼가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커쇼는 머피를 상대로 2구만에 2루 팝 플라이를 유도해냈고 이어 마지막 타자인 대타 윌머 디포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다저스의 승리를 지켜냈다. 불과 이틀전 110개의 공을 던지고 완전히 녹초가 됐던 그였으나 팀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순간 커쇼는 그가 왜 위대한 선수인지를 입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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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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