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박물관의 악셀 루에거 관장이 되찾은 작품들 사이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 Ciro Fusco>
2002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초기작 2점이 이탈리아 마피아 은신처에서 발견됐다는 뉴스가 지난 달 보도됐다.
나폴리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의 마약밀매 조직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 작품들은 반 고흐가 프랑스로 이주하기 전 고향인 네덜란드에서 그린 1882년작 ‘스헤베닝언 해변’(Seascape at Scheveningen)과 1884년작 ‘누에넨 교회’(Congregation Leaving the Reformed Church in Nuenen)로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이다.
박물관 지붕으로 침투한 도둑들이 훔쳐 간 두 그림은 집중적인 경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14년 동안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나폴리 검찰이 마피아 전담 수사팀과 합동으로 마피아 근거지를 수색하던 중 찾아낸 이 그림들은 액자 없이 천에 덮인 채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값비싼 오리지널 명화가 감쪽같이 도난당하는 일은 뮤지엄마다 최첨단 도난방지 장치들이 설치돼있는 현대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미술품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비율은 5~10% 밖에 안 된다는 것이 미술품 범죄수사관들의 이야기다. 그 가운데 다행스럽게 되찾은 명화 몇점을 소개한다.

루브르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모나 리사’도 100여년전 도난당한 적이 있다. <사진 Guia Besana>
▲‘모나 리사’(Mona Lisa)
1911년 8월21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 리사’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라졌다. 수사관들은 당시 루브르의 고리타분한 행정을 폄하해온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화가 파블로 피카소를 용의자로 연행, 아폴리네르는 5일간 구류되었고 피카소 역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2년 후 갑자기 나타난 모나 리사의 절도범은 이탈리아인 빈센초 페루지아였다. 전에 루브르에서 모나 리사의 액자 설치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는 그는 루브르의 보안망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2년 동안 자기 아파트에 숨겨두었다가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작품을 팔려다가 붙잡힌 그는 징역 1년 형을 받았으나, 한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자국의 보물을 프랑스에서 되찾아온 영웅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뭉크는 4점의 ‘절규’를 그렸는데 이중 2점이 각각 도난당했다가 회수됐다. <사진 Stefan Wermuth>
▲‘절규’(The Scream)
에드바르트 뭉크는 4점의 ‘절규’를 그렸는데 그중 2점이 도난당한 바 있다. 하나는 1994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국립미술관 전시 도중 도난당했다가 4개월 후 한 호텔에서 되찾았다. 또 하나는 2004년 8월 오슬로의 뭉크 박물관에 침입한 무장강도 2명이 경비원을 권총으로 위협하고 관광객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절규’와 ‘마돈나’를 훔쳐 달아났다. 시가 1억달러가 넘는 이 그림들은 2년 후 경찰에 의해 회수됐다.
▲‘살리에라’(Saliera)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이며 화가였던 벤베누토 첼리니의 금 조각상 ‘살리에라’는 2003년 5월 비엔나 역사박물관에 숨어든 절도범들에 의해 도난당했다. 당시 경비원은 알람이 실수로 꺼져있다고 생각해 완전히 꺼버렸으며 이 때문에 범인들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 작품은 2006년 회수됐는데 당시 수사관들이 밝힌 바에 의하면 절도범은 알람 전문가이며 어렸을 때부터 조각상을 수집하곤 했다고 한다.
▲피카소, 고흐, 고갱의 작품
세계 경매시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는 화가들-피카소, 고흐, 고갱의 그림 3점이 2003년 영국 맨체스터의 위트워스 아트 갤러리에서 도난당했다. 그 현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휘갈겨 쓴 편지가 남겨져 있었다.
“훔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한심한 경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세 작품은 바로 다음날 공공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르누아르와 렘브란트
2000년 12월 스톡홀름의 국립미술관이 문 닫는 시간에 3명의 절도범이 자동화기를 들고 나타나 경비원들과 대치하면서 르누아르의 그림 2점과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들고 달아났다.
절도범들은 쾌속선을 타고 도망쳤으나 곧 체포됐고 2001년 감옥으로 보내졌다. 도난당한 작품 중 하나인 르누아르의 ‘대화’(Conversation)는 2001년 경찰 급습으로 찾아냈고, 또 다른 르누아르 작품 ‘젊은 파리지엔’(Young Parisian)과 렘브란트 자화상은 2005년 되찾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실패와 함께 있는 마도나’는 2003년 사라졌다가 4년후 되찾았다.
▲‘실패와 함께 있는 마도나’(Madonna of the Yarnwinder)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그린 이 그림은 2003년 스코틀랜드의 한 성에서 사라졌다. 경찰은 2007년 글래스고에 있는 법률회사를 급습해 이 그림을 찾아냈다.
위에 열거한 작품들은 다행히도 되찾았지만 도난당한 후 아직도 찾지 못한 작품들이 부지기수다. 그 중 기억할 만한 것은 19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에서 경찰 유니폼을 입은 2명의 절도범이 마네, 렘브란트, 베르메르 등의 작품 10여점을 들고 나간 사건이다. 이 작품들은 지금껏 행방이 묘연한데 갤러리 측은 이들이 걸려있던 자리에 아직도 빈 액자를 걸어두고 있다.
또 하나의 사건은 2010년 파리의 현대미술관에 복면강도가 침입, 마티스와 피카소, 레제, 모딜리아니, 브라크의 작품 5점을 훔쳐간 것이다. 2011년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용의자가 경찰에 진술하기를 작품을 가져온 후 너무 두려워서 쓰레기통에 모두 버렸다는 것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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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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