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6경기서 15홈런, 올해는 79경기 만에 16홈런

<그래픽> MLB 강정호 시즌 15ㆍ16호 홈런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벼락같은 홈런이 터졌을 때, 마운드에 선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강정호와 오승환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무대 세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9-6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앞서 앤드루 매커천을 3구 삼진, 그레고리 폴랑코를 내야 땅볼로 요리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강정호 역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는데,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명단(DL)에 잠시 다녀온 뒤 첫 선발 출전인 이날 경기에서 오승환과 만나기 전까지 홈런 1개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강정호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로 우위를 점했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눈빛을 주고받은 뒤 바깥쪽 낮은 코스로 완벽하게 제구된 시속 154㎞ 강속구를 던졌다.
하지만 강정호는 이 공을 허리가 빠진 상황에서도 힘을 실어 밀어쳤고, PNC 파크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강속구 킬러' 강정호는 오승환의 돌직구마저 극복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강정호의 이번 시즌 2번째 2홈런·3안타 경기다.
비록 피츠버그는 역전패해 8연패 늪에 빠졌지만, 타선의 마지막 퍼즐인 강정호의 '완전한 복귀'로 위안 삼았다.
이날 홈런 2개를 몰아친 강정호는 시즌 15호와 16호를 하루 만에 달성하며 지난해 15홈런을 넘어섰다.
강정호의 기록은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값지다.

강정호(피츠버그)가 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하루 홈런 2개를 터트렸다. [AP=연합뉴스]
작년 강정호는 126경기에서 타율 0.287, 홈런 15개, 58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강정호는 불과 79경기 만에 홈런 16개를 터트려 작년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강정호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를 정도로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경기 중 무릎을 심하게 다쳐 수술대에 올라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고, 자칫 제 기량을 되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도 '금의환향' 대신 미국 플로리다에 머물며 재활하는 길을 택했다.
겨우내 구슬땀을 쏟은 강정호는 5월 7일 세인트루이스와 복귀전에서 홈런 2개를 터트리며 메이저리그에 다시 등장했다.
이후 2할대 후반의 타율을 유지하며 피츠버그 중심타자로 활약하던 강정호는 6월 말 시카고 원정 도중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
개인사와 잔 부상이 겹친 강정호는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8월 초에는 타율도 0.230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4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터트리며 슬럼프 탈출을 예고한 강정호는 이후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해 상승세를 탔다.
그렇지만 그는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 도중 2루에 슬라이딩하다 생각지 않게 왼쪽 어깨를 다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다행히 부상은 가벼웠고, 6일에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대타로 가볍게 감각을 조율했다.
이날 강정호는 19일 만에 선발 출전했고, 올 시즌 자신의 첫 경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2홈런 경기를 펼쳤다.
이제 강정호가 올해 도전할 목표는 두 가지다.
우선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20홈런 달성이다.
피츠버그는 8연패에 빠지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세인트루이스에 5.5게임 뒤처졌다.
올 시즌 피츠버그는 26경기를 남겨뒀는데, 강정호의 복귀로 강화한 중심타선의 힘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작년 피츠버그는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시카고 컵스에 패해 1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지만, 무릎을 다친 강정호는 벤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강정호가 앞으로 홈런 4개를 추가하면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2009, 2010, 2013, 2015년)에 이어 한국인 타자로는 두 번째로 시즌 20홈런을 넘기게 된다.
강정호가 시즌 20홈런을 달성하면, 팀의 극적인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까워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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