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과 공화당 내부 반발 기류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캠프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17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보수성향의 인터넷매체 브레이브바트 뉴스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배넌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또 캠프 내에서 고문 역할을 하던 여론조사 전문가 켈리앤 콘웨이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트럼프는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배넌과 콘웨이를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알아왔다며 "매우 멋진 사람들이다. 승리자이고 챔피언이다.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 재정비는 트럼프가 지난 6월 최측근 인사이던 선거대책본부장 코리 루언다우스키를 전격 경질한 지 채 두 달도 안 돼 이뤄진 것이다.

최근 트럼프가 무슬림 비하 발언 등에 따른 역풍 속에 전국 여론조사와 주요 경합 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계속 뒤처지면서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측은 현재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폴 매너포트의 지위는 유지된다고 밝혔으나, 이번 조직 재정비가 최근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에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제기된 데 따른 조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NYT는 15일 매너포트가 친(親)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이끌던 정당에서 2007∼2012년 총 1천270만 달러(140억원)를 건네받은 흔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