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회 합동연설 정치현안 질타
▶ 기후변화 대처·사형제 폐지 등 종교·사회적 극단주의 경고도
24일 교황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위해 의사당 연단에 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설에 앞서 연방 의원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자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의회 연설에서 시리아 난민사태를 언급하면서 전쟁과 가난으로 이민을 택한 이들에 대한 지원과 기후변화와의 싸움, 종교적 극단주의 배척,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특히 교황은 전날 백악관 환영행사에 이어 기후변화와 이민자 문제 등 2016년 대선을 앞둔 미국 사회의 첨예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 주저 없이 의견을 피력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교황이 미 의회 연단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의 연설 도중 기립 박수 12차례를 포함해 총 37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열렬한 환영 분위기였다.
교황 뒷자리에 앉아 연설을 지켜보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감격의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으며, 이민자 문제를 언급할 때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먼저 교황은 이민자 문제와 관련, “호혜적 연대의 감정을 갖고 적대 감정을 버려야 한다”며 ‘이민자 국가’인 미국이 이민자 문제해결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특히, 시리아 난민사태에 대해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기”라며 “그들을 외면했던 과거의 죄와 실수를 거듭해서는 안 되며, 항상 인도주의적이고 공정하며 형제애를 갖고 대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대륙에서도 수천명이 더 좋은 삶과 사랑하는 가족,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등 이민자 문제를 상기시키며 “그들의 수에 놀라 물러서지 말고,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고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등 그들을 인간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기후변화 문제, 종교와 정치의 극단주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특히, 교황은 “어떤 종교도 개인적 망상이나 이념적 극단주의의 형태로부터 면제되지 않는다”며 “우리 모두가 모든 종류의 근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 연설을 마친 교황은 성패트릭 성당을 찾아 400여명의 노숙자등이 모인 가운데 행한 기도에서 “하느님 아들도 이 세상에 올 때 집 없는 사람이었다”고 위로한 데 이어 식사하는 노숙자들에게 “부엔아페티토” (식사 잘 하세요)라고 말한 뒤 악수하고 포옹했다.
한편, 성패트릭 성당 방문을 마친 교황은 이날 오후 4시 다음 방문지인 뉴욕으로 향했다.
5박6일의 일정 가운데 2박3일을 마친 교황은 27일까지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박물관 방문과 유족 만남, 매디슨스퀘어 가든 및 센트럴 팍 미사집전(이상 25일), 필라델피아 성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 미사 집전(26일),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27일)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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