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리 “남중국해 긴장 해소” 촉구... 시진핑 “신형 대국관계 가속” 반격
▶ 외신 “중국, 미국요구 날카롭게 거부”
베이징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존 케리 미국무장관이 어색한 표정으로 회담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공손했다. 그러나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미국의 요구를 날카롭게 물리쳤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을 찾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 대한 중국 고위당국자들의 태도를 미국 AP통신은 이같이 압축했다. 실제로 양국은 이번 접촉에서 “미·중 신형 대국관계 구축” “남중국해 긴장 해소” 등으로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17일 AFP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케리 장관과 만나 “중·미 관계는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모두를 감싸 안을 만큼 충분히 넓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분쟁은) 양국관계의 전체적인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적절한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면서 “중국과 미국의 신형 대국관계가 조기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제창한 ‘미·중 신형 대국관계’는 미국이 중국의 ‘아시아 주도권’을 인정해야 한다는데 중점을 둔 개념이다.
‘남중국해 갈등해소’에 초점을 두고 중국을 찾은 케리 장관에게 시 주석이 이 개념을 들이민 것은 결국 남중국해 등에 존재하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는 완곡한 경고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전날 케리 장관과의 회담에서 “9월 이뤄질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올해 양국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라고 강조하며 역시 ‘신형 대국관계’의 정확한 궤도를 따라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케리 장관의 카운터 파트격인 양 국무위원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미국이 이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케리 장관이 양 국무위원에게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는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리커창 중국 총리 역시 케리 장관에게 “현재 양국의 이익은 서로 합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은 ‘서로 존중하고 서로 평등하게 대하는 기초 위에서 ‘왕래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AP통신은 양국이 이번 접촉에서 “전혀 양보하지 않았고 팽팽하게 대치했다”고 평가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전날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케리 장관과의 회담에서 좀더 노골적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시했다”면서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아세안(ASEAN)과 중국 간의 합의를 포함해 외교적 수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난사군도’와 주변 도서에서 이뤄지는 인공섬 건설은 완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일”이라면서 “인민들의 요구이자 합법적인 권리”라고 맞섰다.
왕 부장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안정을 수호하려는 의지는 확고하며 절대로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현재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한 곳에 군용기가 드나들 수 있는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군용기와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였고, 중국은 이를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강경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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