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에서 전문 사진관으로 개관해 30년을 함께 해온 ‘스튜디오 2000’의 포토그래퍼 허봉희 공동 대표.
■ 인터뷰 - ‘스튜디오 2000’ 허봉희 대표
세월이 오래니 사연도 숱하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효도사진 캠페인을 전개하고 오는 8일 기념행사를 갖는 ‘스튜디오 2000’(공동대표 허봉희·문지현)이 바로 그렇다. 약혼사진으로 인연을 맺고 그 자녀의 웨딩포토를 찍고 나니 다시 손주의 돌잔치 촬영 요청이 들어온다. 이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제 사진은 꼭 선생님이’라는 한마디에 기쁜 마음으로 카메라를 손질하게 된다. 사진을 매개로 마음을 나누는 포토그래퍼 허봉희(63) 대표를 인터뷰했다.
-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 중학교 시절 오빠가 일본에서 올림푸스 카메라를 선물로 사다줬는데 그 때부터 닥치는 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후 서라벌예대(현 중앙대)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코닥 컬러 대리점을 운영하며 사진인화와 현상을 하다가 미국 이민을 왔다. 1981년 하와이로 처음 이민을 와 일본인 사진가를 만나면서 사진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이듬해 LA로 이주했고 먹고 살 방도로 한인타운 올림픽과 아드모어에 ‘스튜디오 2000’을 오픈했다.
- ‘스튜디오 2000’이 한인타운의 첫 사진관인가
▲ 스튜디오 2000이 오픈하고 백악관, 박스 포토가 연이어 문을 열었다. 타운 인근인 후버와 8가에 아이엠 스튜디오가 이미 성업하고 있긴 했다. 그야말로 한인타운 사진관 트로이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재미있었던 시절이었다. 백악관의 고 피터 박 대표와 데니스에 앉아 사진에 대한 토론을 자주 했는데 둘다 사진관을 운영하지만 가슴 속에는 다른 꿈을 품고 있더라.
- 사진가의 꿈이라면 작품사진 같은 건가
▲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꿈이 늘 변하는 걸 느낀다. 젊은 시절에는 막연하게 멋진 작품사진을 꿈꾸었는데 어느 순간 선교지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싶은 꿈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한인타운 트로이카 시대가 끝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튜디오 2000에서 앞으로 30년은 더 사진 찍고 싶은 꿈도 있다.
- ‘스튜디오 2000’이 30주년을 맞았다.
▲ ‘스튜디오 2000’은 오픈하고 2번 장소를 옮겼는데 지금의 장소인 윌셔 갤러리아에 터전을 잡은 것은 17년 전이다. 혼자 하기 벅차서 문지현씨를 공동대표로 들였고 사진 공부를 하러온 후배들이 참 많이 거쳐 갔다. 사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던 시기가 참 힘들었다. 사진가의 자존심이라며 아날로그를 몇년 간 고집하기도 했지만 젊은 후배들의 설득과 지원에 힘입어 디지털장비로 교체해서 지금까지 왔다.
- 30년을 이어온 비결이라면
▲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은 사진찍기가 물론 중요하지만 키워드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사진가는 보는 눈이 달라야 한다. 카메라 앵글에 대한 정확도에 집착해야 하고 사람을 보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다시 말해 사진 찍을 경우가 생기면 ‘나’를 찾게 만들어야 한다. ‘눈’이라는 것이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웨딩 포토만 해도 내 눈과 20대 신랑신부의 눈이 다르다면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겠는가. 30년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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