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시혹스 제너럴 매니저, 자폐아들 이야기 공개
4년째 자폐가족 돕기 후원행사 열어
시애틀 시혹스가 지난 시즌 수퍼보울 우승과 올 시즌 준우승의 역대 최고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쿼터백인 러셀 윌슨과 피트 캐럴 감독의 공이 크지만 이들에 못지 않은 일등공신으로 존 슈나이더(43) 제너럴 매니저(GM)가 꼽힌다. 프로 풋볼구단의 GM은 분야별 선수는 물론 코치와 감독의 계약, 영입 및 연봉 결정은 물론 구단의 행정적 운영을 총괄하는 고위직이다. 굳이 서열을 따지자면 시혹스에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구단주로 최고위이고, 피터 맥놀린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존 슈나이너 매니저가 서열 3위인 셈이다.
미국 프로 스포츠계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풋볼팀 GM인 존 슈나이더가 13살 된 자폐 아들을 두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4년째 연례 모금운동을 벌여 500명이 넘는 자폐아 가족들을 도와온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이 공개한 슈나이더 가족의 이야기는 가정 내에 자폐 환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힘든데도 가족들이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같은 처지의 가정들과 아픔을 나누려는 고귀한 사랑을 담고 있다.
존과 부인인 트레시 슈나이더 부부가 첫 아들인 벤을 낳은 것은 2002년. 당시 30살이었던 존 슈나이더는 워싱턴 레드스킨스에서 상당한 고위직에 있었고 첫 아들을 얻은 뒤 얼마되지 않아 그린베이 패커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부가 아들 벤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은 14개월째였다. 행동이 이상하고 자신들과 눈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고 다른 아이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이후 18개월째 병원을 찾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오진을 받았고, 차츰 크면서도 소리에 민감하고 길을 잃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결국 3살 때 자폐 진단을 받게 됐다. 그 당시는 벤의 남동생인 잭이 이미 태어나 한 살 때였다.
존과 트레시 부부는 “벤이 자폐아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고, 왜 우리에게 이 같은 불행을 주느냐고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존은 벤을 위해 풋볼을 그만 둘 생각까지 했지만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직업을 포기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벤이 물안경을 쓰고 수영할 수 있도록 2년간 줄기차게 연습했고, 그의 동생 잭은 형이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 바람에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드럼을 치는 것도 참아야 했다. 이 같은 가족들의 헌신으로 벤은 현재 7학년생으로 수영을 좋아한다. 슈나이더 가족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비영리기관인‘벤 펀드(Ben’s Fund)’를 설립했다.
벤의 얼굴이 그려진 모형 돈을 사서 저녁을 먹고 경매에 참여하는 것으로 모금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3번에 걸쳐 85만달러를 모았고, 500명 이상의 자폐가정에 치료비 등으로 지원됐다. 오는 23일 저녁으로 예정된 올해 모금 행사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존과 트레시 부부는 “벤 펀드의 목적은 자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고취시키고 환자를 가진 가족을 실제로 돕는 것이며 무엇보다 그 가족들이 혼자가 아니어서 외롭지 않다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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