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하이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 엘리자베스 로 회장(왼쪽 두 번째)와 이우연 부회장(오른쪽 앞 첫 번째) 등 학부모회 회원들이 런천행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는 어바인 지역의 유니버시티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회장 에리자베스 로)는 6일 교직원들을 위한 ‘2015 런천행사’를 갖고 자녀들을 지도하는 교사들과 학교 관리와 안전을 책임지는 교직원들에게 감사했다.

이날 런천행사는 특히 지난 10여년 동안 유니버시티 고등학교를 이끌어온 존 피어슨 교장이 인근 포톨라 고등학교로 전근함에 따라 송별행사를 함께 개최했다.

유니버시티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는 이날 런천을 위해 불고기와 잡채 등 전통 한국 음식들과 교직원들의 식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연어구이와 새우튀김 등 10여가지 요리들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한국 방문 때마다 인사동 같은 거리를 돌며 사서 모은 기념품들과 인근 지역에서 구입한 선물들을 준비해 40여명의 교직원들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주기도 했다.

존 피어슨 교장은 “지난 수년 동안 쉽지 않은 행사를 이어오면서 교직원들과 가까이 하게 위해 노력해 온 한인학부모들에게 감사하다”며 “다른 학교로 가게 되면 한국 음식을 못 먹게 돼 매우 섭섭할 것”이라고 말해 학부모들에게 뿌듯함을 더하기도 했다.

한인학부모회 이우연 부회장은 “몇몇 선생님들은 일 년 내내 이 날을 기다린다고 말하기도 하고 몇몇 분들은 저녁부터 굶었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며 “남자 교직원들은 3~4번 음식을 가져다 먹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인학부모회의 교사들을 위한 런천행사는 학부모들의 참여율도 좋아 거의 모든 학부모회 회원들이 런천 준비에 참가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은 집에서 200인분을 만들어 학교로 가지고 가기도 하고 데코레이션을 담당한 학부모들은 밤새워 선물을 포장하고 식사장소를 꾸몄다.

한인학부모회 회장을 비롯해 임원들과 일부 학부모들은 인근에 있는 업체들을 돌며 기부금을 모았다. 이번에 모아진 기부금은 학교 발전기금으로 2,000달러를 런천행사 때 학교에 전달했으며 1,000달러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 자료를 구입해 전했다.

이우연 부회장은 “런천행사가 끝나고 나면 교사들이 자신의 클래스에 들어가 한국 학생들을 일으켜 세우며 오늘 뜻 깊은 날이었다고 말하며 박수를 쳐 주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과 미국을 모두 배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같아 다들 보람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학부모들도 평소 어렵게만 생각됐던 교사들을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인사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며 “처음엔 한인학부모회가 왜 따로 활동을 해야 하나 의아했다. 하지만 활동을 통해 학부모 스스로가 한인이라는 점에 더 자부심을 갖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가치관을 심어주는 기회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하이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가 개최하는 교직원 런천행사는 한국 음식으로 교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문화행사로 치러져 왔다. 때에 따라 학부모들이 마련한 선물을 증정하기도 하고 학생 대표가 감사의 글을 낭독해 감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신정호 기자> jhshin@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