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발유 갤런당 4.77달러, 디젤은 5달러 넘어
운하로 유명한 중남미 국가 파나마가 중동발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나마 일간 라 프렌사에 따르면 오는 3일부터 파나마의 휘발유 가격이 0.42달러 오른 갤런당(3.78리터) 4.77달러로, 디젤 가격은 0.56달러 상승한 5.15달러로 인상된다.
이는 미국보다 비싼 가격이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 2022년 8월 이후 최고가인 갤런당 4.02달러까지 올랐지만, '파나마 기름값'에는 미치지 못한다.
파나마는 한국처럼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원유 수입국이다. 미국이나 주변국에서 전량 사 와야 한다. 파나마는 칠레, 우루과이와 함께 중남미에서도 잘 사는 국가로 손꼽히지만, 이 같은 '기름값 인상'은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파나마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잠정치)은 1만9천802달러로, 미국의 1인당 GDP(8만9천599달러)의 약 5분의 1 수준(약 22.1%)이다. 파나마인들은 소득이 5배 가까이 많은 미국인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기름을 사야 한다는 얘기다.
기름값은 운송비와 제조원가를 동시에 높여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연쇄적으로 끌어올리는 물가 상승의 근원적인 지표로 손꼽힌다. 특히 물류 중심국인 파나마에서 트럭의 주 연료인 디젤 가격의 가파른 인상은 파나마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중남미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성 주간'(Semana Santa) 연휴에 기름값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부채질할 공산도 커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기간 자동차 10만대 이상이 수도권을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하철이나 통학버스 같은 민감한 교통 분야의 보조금을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연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1억달러(1천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편성했다.
그러나 이런 조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학자 에릭 몰리노는 "보조금은 문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며 "단지 비용 부담을 국가로 전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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