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적설량 이미 73.9인치 기록
▶ 휴교.대중교통 운행 중단
보스턴의 한 주민이 도로에 주차해 놓은 차에 쌓인 눈을 제거하고 있다.
보스턴의 나이든 주민들은 누구나 폭설하면 78년의 블리자드를 기억한다. 1978년 2월 6일부터 이틀 동안 쏟아진 폭설은 너무도 삽시간에 쏟아져 당시 보스턴 일대에서 운행 중이던 3,000여대의 차를 눈 속에 파묻히게 만들었고 결국 128번 도로 상에서만 14명이 사망하는 기록적으로 악명 높았던 폭설이었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보스턴 사람들은 겨울철에는 자동차 실내에 담요와 비상 식품 등을 상시 넣어놓고 다닌다.
올해 보스턴에는 그 무서웠던 78년 블리자드의 기록을 깨는 폭설이 내리고 있는데 문제는 아직도 겨울이 한참이나 더 남았다는 것이다. 올 들어 쏟아진 눈은 9일 현재 이미 총 적설량 73.9인치를 기록했다. 거의 2미터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78년도의 폭설은 당시 2월 2일을 기준으로 30일 동안 모두 58.8인치가 내렸다.
올해는 2월 9일 이전 30일 동안 60.8인치다. 보스턴에서는 10일 현재까지 공항과 모든 대중교통 수단이 기능을 멈추었고 학교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월9, 10일 문을 닫았다. 이미 법으로 허용된 휴교일수를 모두 채워 봄 방학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9일 퀸지에서는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통근열차가 쏟아진 폭설에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50여명의 승객들은 기차에 갇혀 있다가 주 방위군에 의해서 구조됐다.
이날 마티 월쉬 보스턴 시장은 "또 2피트의 눈이 더 온다고 한다. 난 어디로 이사 가고 싶은 심정이다. 알래스카나 버팔로 사람들은 이런 눈에 익숙하지만 난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들도 모두 문을 닫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의 재판이 연기되기도 했다. 보스턴 시 당국은 시내 도로 주변에 더 이상 눈을 쌓을 공간이 부족해 시간 당 400톤의 눈을 녹여서 처리하는 "스노우 팜"으로 눈을 가득 실은 트럭들을 보내고 있다.
제설용 소금은 이미 재고를 모두 소진해 더 이상 구입이 불가능한 실정이며 미국에서 제일 큰 모튼 소금회사는 보스턴을 비롯한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빗발쳐 들어오는 주문을 감당치 못해 쩔쩔매고 있다.
내틱에 거주하는 한인 김정철 씨(56세)는 "옆집 이웃과 공동으로 구입해 사용하던 스노우 블로워가 고장이 나 드라이브 웨이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을 완전히 포기했다. 고치러 갈 수도 없고 새 기계는 이미 다 팔려나가 구할 수도 없다. 몇 트럭분의 눈을 삽질로는 도저히 치울 수가 없어 완전히 포기했다. 어차피 문을 연 곳도 없어 갈 데도 없다. 다행히 먹을 음식은 장을 보아놓은 것이 있어 겨울잠을 자듯이 온 가족이 집안에 방콕 중"이라고 말했다.<박성준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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