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마음으로는 두리가 평생 축구선수로 뛰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당연해"
스포츠 해설가 차범근이 27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 앞서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5.01.27.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2)이 국가대표 은퇴를 앞둔 아들 차두리(35·서울)에 대해 아쉽다면서도 본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차범근은 27일 오후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의 2015 호주아시안컵 4강전이 열리는 뉴캐슬의 뉴캐슬 스타디움을 찾아 "(국가대표 은퇴는)아들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전적으로 두리 판단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의 맹활약을 지켜본 팬들은 그의 은퇴를 반대하는 청원운동까지 벌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차범근은 이에 대해 은퇴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아들의 입장과 아들의 경기를 더 보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 사이에서 내적 갈등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야기가 흐를수록 눈가가 촉촉히 젖기까지 했다.
그는 "아무래도 아쉽다. 생각 같아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이 평생 축구 선수로 뛰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아들의 판단에 맡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전날 열린 이라크와의 4강전이 끝난 뒤 본부석을 향해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이에 대해 차범근은 "엄마가 먼저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두리가 따라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사람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로 한 번도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면서 "경기장을 찾은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어서 두리가 더욱 반가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두리와 차범근은 아시안컵을 매개로 얽힌 인연도 있다.
차범근은 1972년 방콕아시안컵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결승에서 만난 이란과 연장 접전 끝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그에 앞선 조편성 경기에서는 이라크와 승부차기까지 가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아들 차두리는 전날 이라크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아버지의 패배를 제대로 설욕했다.
그는 "당시는 우리가 초반에 너무 경직돼 있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40여년 전을 바로 어제의 일처럼 생생히 떠올렸다.
"이라크와의 4강전을 일본축구협회 부회장과 함께 봤다"는 차범근은 "일본이 먼저 떨어지는 바람에 일본 부회장의 기가 빠져 있었다. 함께 보는 내내 불편해 혼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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