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러 핵물질 감축지원 예산중단”
▶ 러 “핵 안보 협력중단 통보”
25일 인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하트마 간디 기념관에서 그를 추모하며 장미꽃잎을 뿌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날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대결이 전 지구적 과제인 ‘핵안보’ 협력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미국 의회가 25년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핵물질 감축을 지원하는 예산의 책정을 거부했고, 이에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안보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사설에서 “핵안보에 대한 미·러 간 협력시대가끝나가고 있다”며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미 관리들에게 핵안보 협력을 끝내겠다는 뜻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핵안보는 1991년 냉전 종식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국제안보협력을 상징해온 키워드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 재고와 핵물질을 가진 두수퍼파워가 ‘핵감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나선 것은 냉전 당시 국제사회에 팽배했던 핵위협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렸다.
양국의 협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1992년 샘 넌(민주·조지아), 리처드 루거(공화·애리조나)가 지난 1992년 초당적으로 입안한 이른바 ‘넌-루거’ 프로그램이 결정적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구소련의 핵무기와 핵물질 등을 폐기하는 대가로 핵시설과 기술을 민간 산업용으로 전환하고 핵 과학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냉전 직후 7,600개에 달하던 핵탄두가 불용화됐고 4,100t의 화학무기가 제거됐으며 2,600개가 넘는 핵운반 체계가 파괴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도 적용돼 자발적 핵프로그램 포기를 끌어냈다. 2003년 리비아 핵폐기와 지난해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도 이 프로그램이 원용됐다는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1992년 당시에는 50개국이 무기급 핵물질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당시 ‘핵없는 세상’ 구호를 외치면서 러시아와의 핵안보 협력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2010년 첫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한국이 2012년, 네덜란드가 2014년 2차와 3차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이를 적극 뒷받침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이 러시아 핵감축 지원예산을 끊고 러시아가 미국에 핵협력 중단을 통보한 것은 국제핵안보체제에 중대한 적신호를 던지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양국의 대치가 ‘성역’으로 치부돼 온 핵안보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관련 예산지원을 중단한 것은 러시아가 여전히 일방적으로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면서도 핵물질 감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향한 패권확장 기도가 미국 의회의 기류에 악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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