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기 어려운 것은 인종차별적인 입학사정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공정한 입학사정을 위한 학생들’(SFFA)이란 단체가 17일 하버드 대학 총장과 입학사정위원회 등을 상대로 보스턴 연방 법원에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SFFA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해 온 하버드 대학의 입학사정 방식이 인종차별적이며, 엄격하게 인종 중립적인 사정 방식 도입을 요구한 2013년 대법원 판결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버드 대학이 입학사정 과정에서 지원자의 인종 배경을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하는 인종차별적 입학사정 방식을 사용해 한인 등 성적이 뛰어난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제한해왔다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SFFA는 하버드 대학에 지원했다 불합격한 성적 우수 학생과 부모들이 주축이 돼 최근 결성된 비영리 단체.
SFFA는 하버드 대학이 신입생 선발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포괄적 방식’(Holistic) 입학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학 당국이 뛰어난 성적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합격에서 배제되는 대신 백인, 흑인, 히스패닉계 지원자들에게 입학 우선순위를 주는 인종차별적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어 성적이 우수한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고 지적했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신 한 한인 학생의 사례도 제시됐다.
동부 유명 사립학교 ‘그로튼 스쿨’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SAT와 SAT II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도 불합격한 P모군의 어머니는 소장에서“내가 너무 순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합격한 사실이 아들과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한인 학생의 입학이 백인 학생에 비해 훨씬 어렵고, 높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SFFA는 하버드의 경우 아시아계 학생이 지난 20년간 20%선을 밑돈 반면, 최우수 이공계 명문인 ‘칼텍’은 경우, 1992년 25.2%에서 2013년 42.5%로 아시아계 학생이 늘어난 사실은 하버드의 인종차별적 입학사정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3년 하버드의 아시아계 학생은 18%였고,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6%를 기록한 1993년.
소장에서 SFAA는 하버드의 ‘포괄적 사정방식’은 1920년대 유대인의 입학 제한을 위해 도입됐던 것이며, 이제는 유대인 대신 아시아계 학생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액 기부자 자녀나 부자 백인 동문 자녀에게 입학 특혜를 주는 ‘레거시’ 사정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버드 동문인 할아버지의 100만달러 기부에 힘입어 낮은 성적에도 합격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버지의 250만달러 기부로 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또 SFAA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입학사정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저소득계층 학생을 위한 ‘펠그랜트’ 수혜학생 비율이 하버드의 경우 11∼19%에 불과해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UC버클리와 UCLA의 경우 이 비율이 각각 33%와 35%에 달한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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