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벽의 상당수 벽화들 미 곳곳에 전시대통령 도서관부터 카지노 화장실까지
▶ 전 세계 예술가 작품 담긴 베를린 장벽 벽화 예 술 적·역 사 적 가 치 있 는‘ 문 화 유 산 ‘ 으 로 평 가
8,000 파운드 무게의 베를린 장벽 벽화를 지 난 초여름 경매 에서 2만3,500 달러에 사들인 애틀랜타의 레 이 스탄예비치.
베를린 장벽의 한 벽화가 뉴욕 맨해튼 이스트 5 3 가 한 코너에 전시되어 있다. 12 피트 높이 2 0 피트 길이의 이 벽화는 보수작업 들어 가 내년 초에나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수십년 동안 미국인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를 꿈꾸어 왔다. 그리고 냉전시대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은 지금, 미국인들은 그 흔적을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다. 철거된 96마일 길이 베를린 장벽의 대형 조각들은 현재 상당수가 미 전국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7개소 전직대통령 기념관과 각 대학 캠퍼스와 박물관들, 시카고의 전철역, 라스베가스 카지노의 남자화장실, CIA 본부, 하드락 카페 올란도, 애틀랜타 그위넷 카운티 청사 앞, 그리고 뉴욕 맨해튼의 이스트 5 3 가 한 작은 플라자…대부분이 야외여서 햇빛과 비바람에 훼손이 심해 일부는 시급한 보수작업이 요구되는 상태다.
서독으로 밀입국하는 동독인의 물결을 막기 위해 1961년 세워진 베를린 장벽은 1989년 붕괴될 때까지 수많은 전 세계 예술가들의 작품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장벽 전체가 그림으로 덮인‘ 벽화 갤러리’는 그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꼽히기도 했다.
뉴욕 맨해튼에 전시된 벽화는 부동산 개발업자 제리 스페이어가 동독 정부로부터 구입해 1990년대 초 미국으로 날라 온 것 중 하나다. 5년 동안 위험을 무릅쓰고 벽화를 그려왔던 프랑스의 예술가 티어리 느와르의 작품도 있고 장벽 붕괴 6개월 전인 1989년 5월3일에 제작된 것도 있다.
스페이어는 커다란 두 개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를 자신의 빌딩 옆 작은 플라자에 인공폭포와 함께 전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12피트 높이 20피트 길이의 이 벽화는 플라자에서 사라졌다. 미국으로 옮겨져 곳곳의 야외에 전시된 다른 벽화들과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조각들이 부서지면서 훼손되기 시작, 보수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훼손 원인 중 하나는 인공폭포다. 습기가 콘크리트에 스며들어 철제 바를 부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바가 녹슬면서 팽창해 콘크리트를 압박하고 있어 방치하면 역사적인 베를린 장벽의 한 부분인 이 벽화는 그대로 허물어져 버릴 것이다.
코팅처리 등 보수작업이 완료되면 습기 침투도 막을 수 있고 닦기도 쉬워진다. ‘ 장벽’은 내년 초 다시 전시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레이건 도서관에 전시된 베를린 장벽 벽화도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작업을 해야 했다. 일부 벽화들은 이미 절반으로 접힐 정도로 훼손되기도 했다.
콘크리트는 내구성이 강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1990년대 미국으로 수송된 장벽의 대형 조각들은 대부분 사슬을 묶인 채 끌려 다녔다.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서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1970년대 제작된 것들도 많아 장벽이 붕괴되었을 때 이미 상당히 노후된 상태였다.
동독정부가 국경을 열었던 1989년 11월9일, 소비에트 스타일의 공산주의를 상징했던 베를린 장벽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지금 그곳엔 서 베를린을 감싸고 있던 장벽의 일부만 남아있다. 나머지는 미국과 한국, 케이프타운에서 캔버라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다. 미국 내에선 동독과 동구 공산권 국가의 예술품을 주로 수집하는 로스앤젤레스의 벤더 박물관이 가장 긴 길이의 베를린 장벽 벽화를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벽화는 이민 시위로부터 결혼촬영의 배경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또 다른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다.
“ 사람들을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이 이제는 함께 모이게 하는 구심점으로 바뀐 것”이라고 박물관 설립자인 저스티니언 잠폴은 말한다.
지난 초여름 메모리얼데이 연휴, 경매에서 8,000 파운드짜리 베를린 장벽 벽화를 2만3,500 달러에 사들인 애틀랜타의 비즈니스맨 레이 스탄예비치는 벽화가 미국에서 ‘ 자유의 상징’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국기를 향해 담을 뛰어 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벽화는 서 베를린 쪽을 향한 장벽의 단면이다. 동 베를린 쪽을 향한 면엔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다.
“ 이것이 당시의 동독과 지금 이곳의 자유를 대비시켜 보여준다”고 말한 그는 “ 베를린 장벽을 본 적도 없고 그것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세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산 벽화를 될수록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그위넷 카운티 청사 앞에 전시하도록 대여해주었다.“ 역사를 모르면 그 과오를 되풀이하게 됩니다. 우린 베트남 전을 망각하고 이라크에 들어갔지요. 지금 그 결과를 보십시요”라고 그는 말했다.
< USA투데이-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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