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동포들 “어리둥절”해 알아 봤더니…
지난 9월에 부임한 백기엽 주 호놀룰루 총영사가 주류사회와 함께하는 공식 행사에서는 ‘월터 백(Walter K. Paik)’ 이라는 미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동포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지난 5일 맥컬리 주립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정부가 4만5,000달러를 지원해 주립도서관에 한국어 전자도서 보급의 물꼬를 트는 뜻깊은 행사에서 백기엽 총영사는 ‘월터 K 백’으로 소개되었다. 닐 애버크롬비 주지사도 함께 한 이날 행사를 위해 주지사실에서 보내 온 공식 보도자료와 주립도서관 측에서 보내 온 보도자료에도 대한민국 주호놀룰루 총영사의 공식 이름은 월터 백(Walter Paik)으로 표기 되었다.
이에 앞서 10월에 개최된 한-하와이 국제관광 세미나에서 로컬 및 한인 관광인들과 첫 대면한 백기엽 총영사가 ‘월터 백’이란 이름으로 소개되어 인사말을 하자 행사장 일부에서는 “한국에 부임한 최초의 한국인 미국 대사도 ‘성 김’이란 한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을 대표해 한국의 문화와 얼을 해외에 알려야 하는 대한민국 국적의 외교관이 미국 이름으로 소개되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술렁거렸었다.
재외 공관원들의 성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한국내 한 일간지가 한자와 영어 표기 이름은 있지만 정작 ‘한글 없는 주미대사’ 명함을 기사화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에는 해외 공관원들의 명함 한국어 표기가 제 각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지적 사항은 명함에 외교부의 명칭개정 이전 로고를 사용하고 로마자 이름 표기도 제각각 이라는 지적이 본보 미주본사 지면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외교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을 따르기로 하고 장관 명의의 공문에서 “외교관의 명함 앞면은 한글, 뒷면은 영문 또는 현지어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어 “한글 없는 명함을 사용할 경우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한글을 사용하지 않는 데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 직원은 반드시 한글이 포함된 명함을 조속히 제작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재외공관 외교관은 뒷면은 주재국의 언어를 사용하되 로마자 이름 표기일 경우 ‘성 이름’(Hong Gildong 또는 Hong Gil-dong) 순이다. 특히 명함 양쪽 면에는 파란 테두리에 한글로 대한민국이 표기되고 금테 무궁화 꽃잎 안에 태극마크가 그려진 ‘대한민국 국장’을 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지침에 근거해 기자가 받은 백 총영사의 명함을 살펴보니 앞면에만 한글로 ‘백기엽 총영사’로 표기되어 있고 뒷면에는 한글 이름의 영문 표기는 물론 ‘Walter Paik’ 이란 영문이름 표기도 없는 백지 상태로 외교부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었다.
백기엽 총영사는 대외적 공식행사에서 미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0여년 간 외국에서의 공식 행사에서 월터라는 이름을 사용해 오고 있다. 외국인들이 ‘기엽’이란 이름을 발음하기 불편해 해 저를 아는 외국인들은 모두 ‘월터’로 기억하고 있다” 고 밝혔다.
또한 “성룡도 중국 이름이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재키 찬’이란 미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부언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현지인 이름을 사용한 전례가 없어 외교관의 공식석상에서의 현지인 이름 사용에 대한 외교부 지침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성 이름’ 순서에는 한국의 전통과 언어문화 정체성이 담겨 있다"며 공무원들의 명함이나 명패, 정부 각 부처의 웹사이트의 영문판 등에서 성명의 로마자 표기 방법을 ‘성 이름’ 순서로 표기하도록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권장 안을 배포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성명을 쓰는 것은 ‘각국의 언어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것’이 국제 표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UN은 반기문 사무총장을 한국식(Ban Ki-moon)으로, AP통신·유네스코·CNN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의 성명 표기 방식을 ‘성+이름’순으로 쓰도록 명문화 하고 있다.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 02-2669-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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