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사 시절 여성발탁 강조하려다
▶ 민주 · 여권단체에‘여성 무시’빌미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제2차 후보 토론회에서 여성 임금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차 대선 TV 토론회에서의 ‘바인더’(binder) 발언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
롬니 후보가 여성문제에 대해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거나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평가의 상징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열린 2차 토론에서 롬니 후보는 매서추세츠 주지사 시절 여성단체 몇 군데에 능력 있는 여성 추천을 부탁하자 단체들이 “여성들로 꽉 채워진 바인더"를 갖다 줬다고 말했다.
바인더는 문서에 구멍을 뚫거나 철하지 않고 그대로 모을 수 있는 사무용품이다.
롬니 후보는 이 말을 통해 매서추세츠 주정부 고위직의 여성 비중을 높였음을 자랑하려 했지만 유권자,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반응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여론조사기관 모멘텀 애널리시스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려 애쓰던 롬니 후보의 이미지에 금이 가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이 조사기관의 마지 오메로 연구원은 롬니 후보의 발언이 마치 “여성을 사람이 아닌 문자 그대로 종잇장으로 간주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주에 사는 견습 간호사 크리스틴 윌리엄스는 롬니의 말이 “50년 전을 연상케 한다"며 여성에 대해 구태의연한 의식을 가진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웍 서비스(SNS)에서는 롬니의 ‘바인더’ 발언이 회자되면서 수많은 풍자 어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 바인더에는 예산 늘리기 뿐’이라는 논평을 냈고, 롬니 후보는 주지사 시절 여성 비서실장이 학교 수업을 마친 자녀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우리는 재능과 열정을 가진 여성을 찾으려고 바인더 뭉치를 갖다 놓지 않는다"고 공세를 폈다.
여성 주지사 비서실장의 근무시간을 조정했다는 롬니 후보의 발언도 비난의 표적이 됐다.
전미여성기구(NOW)의 테리 오닐 대표는 롬니 후보의 발언이 “직장 여성은 제때 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차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롬니 후보의 ‘바인더’ 발언이 낙태를 지원하는 여성단체 ‘플랜드 페어런트후드’에 대한 지원 축소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 역시 논란거리다.
결국 롬니 후보가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고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롬니 후보는 여성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재임 4년간 빈곤층으로 전락한 여성이 350만명 더 많아졌다’는 등의 ‘경제 관련’ 어휘를 주로 사용했다.
이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은 “두 딸이 다른 집의 아들들과 동등한 기회를 갖도록 만들겠다"거나 자신의 할머니나 어머니가 모두 직업 전선에 나섰던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일의 첫 토론에서 여성문제는 본격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2차 토론 직후 여론조사 업체 DLRP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56%가 오바마 대통령을, 34%가 롬니 후보를 각각 토론의 승자라고 지목했다. 반면 남성 중에서는 49%가 오바마를, 43%가 롬니를 각각 선택했다.
마지막 3차 토론은 오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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