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달러의 전재산을 투자해 자신의 등번호를 딴 38 스튜디오사를 설립했을 당시의 커트 실링

86년 만에 베이브 루스의 저주를 깨고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우승을 안겨주었던 1994년 보스턴 팀에는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불세출의 투수, 커트 실링. 그는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를 우승시키고 역시 동료였던 선발투수 랜디 존슨과 공동 엠브이피를 수상한 데 이어 2004년과 2007년 레드삭스를 메이저리그 우승팀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는 전설적인 ‘Bloody Socks(핏빛 양말)’를 신고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난세의 영웅이 최근 들어 전 재산을 게임 벤처회사 설립에 투자했다가 부도가 나 빈털터리가 되었다. 실링은 결국 진 빚을 갚기 위해 전설로 자리잡았던 2004년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결정전에 신고 나왔던 양말을 경매로 내놓을 정도로 절박한 신세가 되었다. 2008년 은퇴했고 자신의 등번호를 딴 38 스튜디오를 세워 게임의 생산업자가 된 실링, 그러나 사업은 쉽지 않았고 결국 회사는 도산했다. 통산 216승을 거두며 세 개의 우승반지를 가졌던 전설적인 투수 커트 실링,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남은 인생 후반전 동안 역전극을 펼쳐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