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우세하나 경합州 많아 롬니 역전 가능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는 공화당이 오는 27-30일, 민주당이 9월 3-6일(현지시간) 개최한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는 전대를 치르고 보통 5%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전대 준비를 철저히 하는 이유다.
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승부를 가리고 있어 전대 후 어느 한 쪽이 치고 나가거나 상승치가 5%포인트가 안 되면 정작 11월 6일 본선 투표 때는 패할 수도 있다.
민주당이 공화 전대가 열리는 플로리다주(州) 탬파에 선거대책본부인 `신속대응 작전실’을 설치하고 조 바이든 부통령 등 중량급 정치인들을 대거 보내 김 빼기에 나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화당 역시 롬니를 높은 실업률 등 오바마가 풀지 못한 현안의 `해결사(Mr. Fix It)’로 띄우려고 `오바마 공격수’들을 총동원하는 등 민주당의 맞불작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미 주요 언론과 정치 매체들이 양당 전대를 앞두고 분석한 중간 판세를 정리해 본다.
◇ 예상 선거인단= 오바마나 롬니가 대통령이 되려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보수 성향의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오바마가 확실 196명, 우세 41명으로 237명을, 롬니가 확실 170명, 우세 36명으로 206명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WP는 콜로라도(배분 선거인 9명) 네바다(6) 버지니아(13) 플로리다(29) 뉴햄프셔(4) 위스콘신(10) 아이오와(6) 오하이오(18) 등 8개주 95명을 경합으로 분류했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NYT)도 오바마가 확실 185명, 우세 52명으로 237명을, 롬니가 확실 158명, 우세 48명 등 206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합주 역시 WP의 지역과 선거인수가 일치한다.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선거인 확보가 확실하거나 유리한 경우로 오바마 196명, 롬니 191명으로 보고 경합을 12개주 151명으로 세분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경합주로 앞의 8개주에다 뉴멕시코(5) 미시간(16) 펜실베이니아(20) 노스캐롤라이나(15) 등 4개주를 추가했다.
중립적 정치전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오바마가 확실 142명, 유력 30명, 우세 49명 등 221명을, 롬니가 확실 76명, 유력 58명, 우세 57명 등 191명을 확보한 것으로 봤다.
경합주는 유에스에이투데이의 12개주에서 뉴멕시코와 펜실베이니아를 뺀 126명이다.
초당적 정치분석지인 쿡폴리티컬리포트(CPR)’는 현재 오바마가 당선 과반에서 69명이 부족한 201명을, 롬니가 79명이 모자란 191명을 확보한 상태에서 85명을 놓고 경합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합주 선거인이 적게는 85명에서 많게는 151명에 달하고 어느 후보도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경합주의 선거인을 어느 후보가 얼마큼 확보하느냐가 당락을 가른다는 이야기이다.
미 대선은 주별로 직접투표를 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분된 선거인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로 치러진다.
만에 하나 11월 본선에서 두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 수가 269명으로 같으면 하원에서 투표(주별로 한 표씩 행사해 26개주 지지를 받으면 당선)로 결정한다.
◇ 경합주 우열= 한마디로 롬니가 오바마를 바짝 따라붙는 형국이다.
RCP 분석에서 롬니는 지난 5월 예상 선거인이 170명으로 오바마보다 73명이 적었으나 최근에는 30명으로 격차가 2배 이상 줄었다.
롬니는 지난 6, 7월에만 해도 10개 경합주 모두에서 오바마에게 뒤졌으나 8월 들면서 경합주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립적 선거조사 온라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대통령 선거인단 538명 의미)’가 지난 1일 이후 경합주 10곳의 지지율을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를 비교한 결과 오바마가 앞선 경우가 13번, 롬니가 이긴 경우가 11번, 동률이 2번 나왔다.
상대적으로 오바마 우세가 많았던 경합주는 버지니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였고, 롬니 우세로 나타난 경합주는 플로리다, 아이오와였다.
오하이오,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는 오바마나 롬니의 우세를 점친 횟수가 같았다. 오하이오와 콜로라도에선 두 후보 지지율이 똑같다는 경우가 한 번씩 있었다.
네바다는 마침 여론조사를 한 기관이 없어 우열을 가릴 수 없었으나 파이브서티에이트나 RCP 추정으로는 오바마에 약간 기울거나 동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지난 16일 이후 각종 자료를 넣어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해보니 24일 현재 선거인 확보 숫자가 오바마 290명, 롬니 248명이었다고 밝혔다. 11월 본선 때는 오바마 296.3명, 롬니 241.7명으로 추정돼 큰 차가 없었다.
롬니로서는 오바마가 우세이거나 초박빙인 경합주 일부에서 이겨 선거인 30명 정도를 빼앗아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선거인수만 합쳐도 33명이다.
롬니 진영이 경합주에서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오바마 저격수 중의 저격수’로 알려진 위스콘신 출신의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깜짝 발탁한 데는 다 이런 계산이 있다.
반면 오바마는 롬니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지지율이나 당선 확률에서 롬니를 앞서고 있기 때문에 롬니의 상승세를 최대한 저지하면서 표심 단속을 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 지지율 경쟁= 후보 개인의 전국 지지율은 조사기관마다 약간씩 다르다.
갤럽 조사(16-22일)에서는 오바마와 롬니가 46%로 동률을 이뤘다. 정확히 한 달 전에는 오바마가 롬니보다 1%포인트(46% 대 45%) 높았다.
라스무센 조사(20-22일)에서도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45%를 기록했다.
오바마는 RCP(13-22일), AP통신/GfK(16-20일) 조사에서 각각 46.3% 대 45.3%, 47% 대 46%로 롬니를 1%포인트 앞섰다. NBC/월스트리트저널(16-2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USC(13-19일) 조사에선 오바마가 각각 48% 대 44%, 48% 대 46%로 이겼다.
롬니는 폭스뉴스 조사(19-21일)에서 45% 대 44%로 오바마를 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경기침체 지속과 고실업에도 아직은 오바마가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바마가 롬니보다 지지율이 높아도 거의 오차범위 안에 있어 마음을 푹 놓을 형편은 아니다.
롬니가 전당대회에서 감명 깊은 연설 등으로 인기몰이에 나설 경우 역전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롬니가 상황 반전을 위해 후보지명 전대에서 반드시 해야 할 5가지 사항으로 ▲호감도 높이기 ▲오바마의 경제관리 실책 추궁 ▲여성 유권자 지지 호소 ▲히스패닉(중남미계 이민자) 설득을 위한 스페인어 사용 ▲신뢰감 주는 명연설을 꼽았다.
최근 갤럽의 호감도 조사에서 롬니는 오바마에게 54% 대 31%로 뒤졌으며 여성 지지도에서는 롬니가 42%로 오바마보다 8% 포인트 낮았다. NBC/월스트리트저널의 히스패닉 지지도 조사에선 오바마 63%, 롬니 28%로 격차가 35%포인트였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롬니가 단순히 경제나 일자리를 언급하지 말고 경제난과 고실업을 오바마의 실정 탓으로 돌려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1992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자신을 참신하고 온건한 민주당원으로 그려 전대 후 지지도가 16%포인트 수직으로 상승한 것처럼 약 4천만명이 TV로 시청할 롬니의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유권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고도 투데이는 덧붙였다.
롬니 캠프는 중남미계가 경합주인 콜로라도, 플로리다, 네바다, 뉴멕시코의 주요 구성원이기 때문에 4년 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히스패닉계 득표율 31%보다 훨씬 높은 38% 획득을 목표를 세웠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전했다.
갤럽이 1964-2008년 전당대회 전후 지지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양당 후보들은 각각 공식 지명되고 5%포인트(중간값)의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평균 상승치는 1992년 클린턴 후보의 16%포인트 급등으로 6%포인트였다.
오바마 재선 캠프는 롬니가 전대 이후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진짜 성폭행(legitimate rape)’ 발언 등 최근 잇달아 터진 공화당 내 악재들 덕분에 `오바마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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