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간부 4명 실형. 벌금형
▶ 한국 LG- 일본 히타치 합작회사 HLDS
LG 전자가 지난 2월 27일부터 4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월드 콘그레스’에 참여한 부스에 관람객이 몰려있다. <사진=연합>
한국 LG전자와 일본 히타치의 합작회사인 ‘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HLDS)’가 2004~2009년 저지른 제품 가격 담합 범죄와 관련 미국 검찰에 의해 연방법원에 고소된 한국인 간부들 4명 모두가 미국에서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미 법무부는 지난 달 30일 HLDS의 수석판매부장인 양우진(미국명 유진)씨가 검찰과의 재판이전 협상에서 4차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유죄를 시인하고 6개월 실형과 2만5,000 달러 벌금형 처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연방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양씨는 2006년 8월~2009년 6월 다른 용의자들과 공모해 HLDS가 ‘휴렛팩커드(HP)’에 컴퓨터용 광디스크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 있어 납품입찰을 조작, 부당경쟁을 한 혐의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지난해 12월13일 양씨와 공모한 혐의로 박영근, 김상훈, 허식(미국명 다니엘)씨 등 HLDS의 한국인 회사 간부들 3명을 고소해 역시 재판이전 협상에서 각각 용의자들로부터 실형과 벌금형이 따르는 유죄시인을 이끌어낸 바 있다.또 앞서 지난 해 11월8일에는 HLDS를 기소 청구해 회사 차원에서의 범죄에 대한 유죄시인을 받아내고 법원으로부터 2,110만 달러의 벌금형 선고를 이끌어 냈다.
따라서 ‘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의 반독점법 위반 범죄는 회사가 벌금형을 두들겨 맞은 것 이외에도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된 한국인 회사 간부 4명 전원이 법원 선고공판에서 개인적 차원의 실형 및 벌금형 처벌을 받게 될 결과를 낳았다.
사건 경위
이번 사건은 지난 해 9월30일 HLDS가 ‘반독점법’(Antitrust Law) 위반 혐의로 미 검찰에 의해 고소됨에 따라 모든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HLDS는 한국 LG전자와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지난 2001년 설립한 합작회사로 컴퓨터와 게임
기계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를 생산, 세계에 공급하는 국제기업이다.
당시 법무부가 연방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HLDS는 ‘델(Dell)’, ‘휴렛패커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에 공급되는 ODD의 납품입찰을 조작하고 가격을 담합한 혐의다. 고소장은 구체적으로 HLDS가 2004년 6월~2009년 9월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을 상대해 7건의
납품입찰 조작, 휴레패커드를 상대해 6건의 납품입찰 조작과 1건의 전산사기, 게임 기게 제조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해 1건의 가격담합 등 총 15건의 범죄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고소장은 특히 HLDS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납품되는 ODD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한국과 대만에서 익명의 공모자들과 회의를 갖고 특정 납품가격을 합의한 것은 물론 담합가격이 준수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서로 판매실적 정보를 교환하기 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은 또 델과 HP를 상대로 한 납품입찰 조작과 관련해서도 HLDS가 공모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입찰 가격과 순위를 사전에 정하는 등 서로 “짜고 치는 입찰가”(collusive and noncompetitive bid)를 제출하는 모의를 했다며 HP의 2009년 4월 납품입찰의 경우 HLDS 직원이 한국과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공모자들에게 1차 입찰 결과를 이메일로 발송해 비공개 민감 정보를 공유한 사례를 들어 전산사기 혐의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HLDS는 검찰과의 재판이전 협상에서 2,110만 달러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고 유죄를 시인했으며 법원은 같은 해 11월8일 검찰 구형에 따라 HLDS가 3년에 걸쳐 총2,110만 달러를 미국 정부에 분할지불토록 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HLDS 간부들 처벌
법무부는 이어 같은 해 12월13일 HLDS의 부사장 및 판매총괄책임자(CMO)인 박영식, CMO 보좌로 HP와 델 계정을 책임진 팀 리더 김상훈, 회계 책임자이자 HP 계정 회계 담당 허식씨 등 3명을 HLDS의 범죄 공모자들로 고소했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박씨, 김씨, 허씨 등이 2005년 11월~2009년 9월 델과 HP에 판매되는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 및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급되는 광학 드라이브에 대해 가격을 조작하고 담합하는 범죄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과의 재판이전협상을 통해 박씨는 3월27일, 김씨는 지난달 17일 유죄를 시인하고 각각 검찰이 구형키로 합의한 8개월 실형과 2만5,000 달러 벌금형이 예상되는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지난달 10일 법원에서 유죄를 시인한 허씨는 7개월 실형과 2만5,000 달러 벌금형이 예상되는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법무부가 지난 달 30일 양씨 고소와 그에 따른 양씨의 유죄시인 사실을 발표함에 따라 HLDS 반독점법 위반 사건과 관련 검찰이 지난 해 HLDS와의 재판이전협상에서 지명한 4명 한국인 범행 용의자 모두가 미국에서 실형 및 벌금형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한편 미국 반독점법은 용의자의 재판 결과 유죄 판결시 위반 건당 최고 10년 실형과 100만 달러 벌금형 선고를 가능케 하고 있어 수차례의 범행 혐의로 고소된 HLDS 한국인 간부들은 사실 수백만 달러 상당의 벌금과 수십 년에 달하는 장기복역 처벌을 맞이하고 있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등 8개 한국대기업
가격담합 벌금 15년간 총 2조 4,000억원
한국 대기업들이 최근 15년간 국제카르텔(담합)로 외국에서 부과 받은 벌금이 2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4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8곳은 미국에서 6건의 담합으로 12억7,167만 달러(약 1조7,300억 원), 유럽연합(EU)에서 4건의 담합으로 4억3,442만 유로(약6,500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또 캐나다와 일본에서도 각각 1건씩의 담합이 적발돼 총 203억 원의 벌금을 물었다.
기업별로는 LG디스플레이가 약정ㅍ호시장치(LCD) 가격 담합으로 미국에서 4억 달러, EU에서 2억 유로, 일본에서 1억5,000만 앤 등 가장 많은 벌금을 부과 받았다. 삼성전자는 D램 가격 담합 등으로 미국에서 3억 달러, EU에서 1억5,000만 유로의 벌금을 물어 뒤를 이었다.건수로는 제일제당이 미국에서 조미료 가격 담합 등으로 2건(425만 달러), EU에서 2건(1,282만 유로), 캐나다 1건(17만5,000 캐나다 달러) 등 5건으로 가장 많은 횟수의 벌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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