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려 (웨체스터 지국장)
북적대던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할러데이 시즌에 접어들기 바로 직전이다. 한 해를 되돌아 볼 시간은, 행사다 샤핑이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12월이 되기 전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한다.
2011년에 감사한 일들을 미리 헤아려보면서 앞으로도 감사할 수 있는 나날들이 한 달이나 더 있다는 것에 풍성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도 내 스스로가 내 자신에게 만족할 수 없었던 후회스러운 일이 많지만 그것 또한 만회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직도 남아있으니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12월 달력 한 장을 앞에 두고 느긋하게 지난 11개월을 돌이켜 본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일주일에 한번 씩 나오는 웨체스터 판을 기다렸다가 읽어주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쓴 하나 하나의 기사 속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며 훈훈한 이야기가 눈덩이가 구르듯 풍성해지는 것은 더더욱 감사한 일이었다.
공립학교 MS 142에서 한국 문화반을 가르치는 권현주 씨가 학생들에게 입힐 한복을 구한다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학교 당국에서 놀랄 정도로 뉴욕 뿐 아니라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에서까지 수많은 한복들을 도네이션 한 독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다시 한번 신문의 저력과 저널리스트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일이다.
조용하기만 하던 웨체스터에서 벌어졌던 한인들의 문화행사들이 또한 좋은 추억꺼리다. 호황을 이룬 웨체스터 합창단의 공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컨서트 마스터 데이빗 김이 ‘코리안아메리칸스토리’ 모금음악회로 웨체스터의 한 작은 무대에서 주옥같은 연주를 했던 것, 우드스탁에서 있었던 최월희 씨를 중심으로 한 북클럽 연례행사, 캐츠킬 산속 백림사의 천세련씨의 다도회 등이다.
우리나라 나환자 자녀들을 미국에 입양시켰던 헤이스팅스의 버니스 가티에브 씨, 마운트 키스코 헬tm 푸드 레스토랑 ‘명 고메이’의 최명옥씨, 낙관적 사고가 뇌졸증을 방지할 수 있다는 박사 연구 논문으로 미디아를 떠들썩 하게 했던 아몽크 출신의 에릭 킴 씨. 한국의 문화알리기에 열성인 에지먼트 한인 학부모들, 그리고 도자기 작가 김영미씨, 설치미술가 김미경씨,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연설을 한 입양아 조이 로씨 또한 스테이트 팜의 마이크 리씨, 가정의과의 이숙욱 씨등 이 지역 뉴커머들……각각 있는 자리에서 사명을 다하고 있는 이들을 널리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지면을 다양하게 해준 고수수, 김광희, 나 리, 연주영, 제인 박 씨 등 컬럼니스트와 살며 생각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내준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합니다.” 미리 절을 한다. 구석구석 생생한 뉴스의 현장을 다뤄보려고 했으나 올해 역시도 그것을 마음껏 달성시키지를 못했다. 그러나 좀 더 노력해 볼 기회가 12월 한달 4번이나 남아있으니 아직은 후회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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