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와 3,000억불 계약
▶ ‘AI전용 인프라’ 차별화 성공
▶ 시장 점유율 3%대서 대반전
▶ 올들어 주가 97.7% 치솟아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 덕에 오라클 주가가 폭등하면서 창업자 래리 엘리슨(81) 회장이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합을 벌이게 됐다. 10일 오라클 주가는 장중 40% 이상 치솟았으며 엘리슨 회장의 자산이 머스크의 자산을 제치며 잠시나마 세계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오라클이 오픈AI·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삼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3 빅테크 과점 시장에서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전장보다 35.95% 올랐다. 1992년 이후 33년 만의 일간 최대 상승 폭이다. 오라클 지분 41%를 보유한 엘리슨 회장의 자산은 하루 새 1,000억 달러 이상 불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장중 오라클 주가가 40% 이상 치솟자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3,930억 달러를 기록해 머스크(3,850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에 오르기도 했다. 장 마감 후 자산 순위는 머스크 3,840억 달러, 엘리슨 3,830억 달러로 집계됐지만 차이가 미미해 조만간 세계 부호 자리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날 실적 발표가 주가 폭등을 이끌었다.
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으나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OCI) 수주 잔액을 뜻하는 잔여 이행 의무(RPO)가 4,550억 달러(약 632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나 늘었다. 시장 예상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오라클은 올해 OCI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77% 증가해 180억 달러를 기록하고 4년 뒤에는 1,4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오픈AI·소프트뱅크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으로 거액의 AI 인프라 계약을 따낸 덕이다. 이날 오픈AI와 오라클이 향후 5년간 3,0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나왔다.
오라클은 장기간 데이터베이스 시장 최강자로 군림해온 회사다. 2016년 뒤늦게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며 ‘한물간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오라클은 아마존·MS·구글 3강에 밀려 지난해까지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반전됐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오라클 주가가 97.75% 상승한 반면 클라우드 시장 1위 아마존의 주가는 4.59%, MS는 19.54%, 구글(알파벳)은 25.67%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수요 폭증이 오라클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 주자임에도 시장이 열광하는 것은 이 회사가 ‘AI 전용 인프라’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이 48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는 AI 시대에 강력한 무기가 됐다. 오라클은 또 엔비디아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그 덕분에 AI 전용 그래픽저장장치(GPU)를 비교적 쉽게 확보했다. 오라클은 엔비디아의 H100·H200을 기반으로 ‘OCI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해 AI 훈련·실행을 위한 GPU·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데이터베이스 등 말 그대로 AI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모두 제공하는 회사로 진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라클이 AI 최대 수혜 기업으로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서 독보적인 지위로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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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윤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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