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보선서 뜻밖의 큰 표차에 `당혹`
청와대는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결과 큰 표 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사실상 패배한 것으로 나타나자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와 온종일 투표율을 주시하면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지만,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패배한 것으로 집계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모진으로부터 선거 출구 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 등을 보고받았으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공식 반응을 내지 않은 채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뜻밖으로 큰 표 차이가 났다.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면서 "유권자 선택과 선거 결과의 의미를 잘 헤아려 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막판에 나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해볼 만하다고도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할 말이 없다"고 애석함을 나타냈다.
그나마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10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압승한 데 대해 위안을 삼았다.
앞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투표 현황과 결과에 따른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시간대별로 나오는 재보선의 투표율을 보면서 투표 결과를 예측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여느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출ㆍ퇴근 시간을 1시간 범위에서 조정하라고 수석실별로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청와대가 투표 결과에 민감한 것은 비록 이번 선거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에서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고 참모진 개편 요구가 대두될 수 있다는 전망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달아 터져 나온 이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과 내곡동 사저 논란 등이 이번 재ㆍ보선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여당이 선거에서 큰 차이로 패배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반기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를 위해 새롭게 진용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물려 인적 쇄신 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