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빠(오재영)는 진땀나는 실전경기로 유니폼이 등짝에 달라붙을 정도다. 10대 딸(서희)은 바로옆 구장에서 난생처음 축구수업에 땀범벅이다. 아빠(이승필)가 대포알 슈팅을 쏘아대며 경기하는 동안 제시카(8) 현준(7) 남매는 설익은 뜀박질로 공받기 공몰기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일요예배 뒤 축구장으로 향하는 목사아빠(로렌 정)를 따라 중학생 아들(어스틴)이 땀나는 동행길에 오른다.
일요일 오후 4시쯤부터 약 2시간, 산라몬의 아이언호스 미들스쿨 구장에서 펼쳐지는 풍경이다. 몇년동안 ‘아빠들만의 리그’였던 일요 축구만남이 올 여름부터 ‘자녀와 함께하는 사커선데이’로 바뀌었다. SF축구협회 이상호 회장이 어린이 축구교실을 열면서부터다. 두달 다 됐다. 아들딸이 한다니 덩달아 나서는 엄마들도 있다. 덕분에 온식구 축구나들이가 된 집이 한둘 아니다.
어린이 축구교실 얘기는 전부터 있었다. 실행 계기는 뜻밖에 왔다. 7월초, 이상호 회장이 심하게 무릎을 다쳤다. 축구는 해야겠고 게임은 못하겠고, 그는 미뤄뒀던 어린이 축구교실을 시작했다. 점프스타트는 초등학생 아들(건희)과의 심심풀이 공놀이였다. 그곳을 연습구장으로 쓰는 FC아가페(회장 김창래, 감독 임병동) 회원들이 하나둘 자녀를 데리고 합류했다. 유스리스 5년째로 어른들과의 경기에서도 깜짝플레이를 자주 선보이는 중학생 정행이는 아버지(김철민)와 함께 거의 개근이다. 신성재-라이언, 김석현-앤디 등 아가페 소속은 아니지만 동참하는 일요축구 부자들이 점점 늘어난다.
이름도 광고도 없이 시작한 ‘이상호 축구교실’은 어느덧 스무명 서른명을 헤아린다. 이 회장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아가페 식구들이 적극 돕기로 했다. 돌아가며 보조 트레이너 역할을 맡는 것은 물론 이 기회에 (가칭)FC아가페주니어로 키우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기초튼튼 축구를 익히니 좋고, 코리안 또래들과 건강하게 어울리니 더욱 좋고, 축구를 매개로 부모와 자녀간 소통이 축구공처럼 둥글둥글해지니 더욱더 좋다는 생각에서다. 관련문의(이상호 510-812-3692, 김창래 archiekim@hotmail.com).
<정태수 기자>
노동절 연휴기간인 지난 3일(일)의 ‘이상호 어린이 축구교실’ 장면. 참가학생이 2,30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가칭)아가페JR 창단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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