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미국 자동차 산업이 곤두박질할 때 쓴 내 칼럼이 생각난다. 당시 미국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예상하면서 파산은 없슬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인 GM이 결국은 파산을 하고 크라이슬러 소유권은 벤츠에서 이태리 피아트로 넘어갔다. 재무구조가 좋고 창업주 가족이 대 주주인 포드는 연방 지원금도 거절하고 일본회사와 경쟁을 하며 견뎠다. 그동안 미국자동차 업계가 겪은 어려움은 엄청났고 자동차 노조의 생존도 풍전등화 같았다. 미국노동조합의 대표 격인 UAW는 비노동조합원을 싼값에 고용한 일본회사 때문에 많은 노조원을 잃게 됐다. 자동차 산업의 사양으로 디트로이트시는 도시 전체가 인구 감소는 물론 지역 경제 구조가 흔들릴 만큼 영향이 컸다.
이같은 미국자동차 회사들의 몰락으로 인한 많은 우려 중에 국가 비상시 군 장비 생산이 가장 큰 문제이다. 2차대전 때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한 지상군 차량, 전투기 그리고 해군 함정이 연합군을 승전으로 이끌게 한 것을 생각하면 자동차 산업 사태가 국가 경제와 방위산업에 미치는 심각성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미국자동차 업계가 방심할 때 도요다 , 혼다 그리고 닛산 등은 선두를 차지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때 군용차량과 비행기 등 군수 물자를 생산하며 미국과 전쟁을 한 회사들이다. 패전이후에는 미국의 요청으로 한국군을 위한 차량을 대량 생산했다. 2차대전 때 미국이 우방국가들에게 제공한 Lend-Lease 장비는 일본 식민지 한국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자동차 생산은 거리가 가까운 일본에 의존 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자동차 산업을 육성시키는 발판이 됐다.
미국은 작은 자동차 생산을 등한시 하고 사람들이 선호 하는 큰차 생산에 중점을 두다가 낭패를 당했다. 꾸준한 새 품종 개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있었던 방만한 시설의 비합리적 운영과 노동조합 주도의 엄청난 은퇴연금 부담금(legacy fund)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일본 회사들은 노조 입김이 덜한 남부 여러 주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사람들의 수요를 충족했다. 미 본토에 진출한 한국 회사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도 실업률이 높은 앨라배마 주에 진출해 저렴한 인건비와 복지비용 그리고 기술향상으로 미국차와 경쟁하여 성공한 예가 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새 질서를 창조했던 일본 자동차 업계에 한파가 불었다. 지난 3월의 지진과 함께 온 쓰나미로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적지 않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의 손실액이 엄청나다. 자동차업계를 평가하는 탐슨 로이터회사에 의하면 2/4 분기의 토요다 손실은 37억달러로 예측되고 혼다와 닛산도 각 10억달러씩 될것이라 한다. 그리고 자재 부족으로 일본과 미국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이 부분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 자동차 업계에 이상한 바람이 불었다. 70년 80년대에 휘발유 값이 오르면서 미국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손실이 컸는데 이제 갤론당 4불이 되어도 자동차 업계에 주는 영향이 적다. GM과 크라이슬러가 소생하며 흑자운영을 한다. 그들은 일본자동차와 경쟁하며 값을 올려도 소비자들의 거부 반응이 없다.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 떠났던 소비자들이 돌아온다. 포드는 지난 분기에 26억달러, GM은 47억달러 그리고 크라이슬러도 1억달러이상 순수익을 보게 되었다. 그들의 성공은 휘발유가 적게 드는 소형차와 하이브리드를 꾸준히 개발한 결과다. 시계추는 다시 디트로이트로 움직인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그리고 옛 영광을 찾는 꿈에 부풀어 있다.
전형적인 미국의 3개 자동차회사 이외에 반갑게도 한국 자동차의 괄목한 발전과 함께 독일의 폭스바겐의 미국 내 판매도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회사의 체재 정비와 일본 자동차회사의 재난이 미국자동차 업계 역전에 기폭제 역할을 하게되면서 자동차 서민화를 시작한 나라답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앞날이 밝다고 한다.
(경영학 박사/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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