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과 유언장
많은 사람들은 유언장은 재산관계로 사용되는 법률서류로 흔히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선친의 장례식을 치른 필자는 법률서류가 아닌 유언장과 유언이 더 중요하다고 가족들에게 얘기했다.
3월말 선친의 장례식 참석 차 LA를 다녀왔다.
90세의 천수를 다하시고 주무시다 편안하게 소천하신 선친은 생전에 신의주, 상하이, 소련 형무소를 거쳐 서울, 부산 대전, 유성을 거쳐 시카고와 LA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파란만장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헤치고 살아오신 목화자셨다.
아직도 통일이 되자 않아 고향을 찾지 못했던 선친은 고향 신의주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헐리우드 묘역에서 마이클 잭슨, 엘리자베스 테일러등 유명 헐리웃 스타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취하게 되었다.
이번 선친의 장례식을 치르며 필자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일일이 전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음에 깊은 후회와 앞으로 집사람과 아들녀석은 물론 동생 가족에게 작은 감사의 말이라도 잊지 않고 생일카드와 성탄카드 등을 직접 챙기며 그때 그때 표현을 전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
우리 옛 말에 ‘긴 병에 효자가 없다’고 하지만 선친은 1년 6개월전 큰 수술을 받은 이후 둘째 동생가족의 극진한 간호 속에 천수를 다하고 가셨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장남인 필자를 비롯해 우리 가족들은 둘째 동생과 제수씨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이 감사의 마음은 장남인 필자로선 평생을 갚고 살아야 할 빚으로 남게 되었다.
목회자로 험난한 한국 근대사의 물결을 헤치고 살다 가신 선친은 평소 이렇다 할 유언이나 유언장을 남기지 않으셨다.
그러나 평소 선친은 설교를 통해 자신의 마지막을 당부하시곤 했다.
선친은 평소 ‘기독인들은 죽으면 천국에 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처럼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선친은 생전에 자신이 죽으면 가족이 울고불고 하지말고 찬송을 하며 웃으며 장례를 치를 것을 당부하시곤 하셨다.
공자가 가르친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맹자가 말했듯이 자신이 죽으면 노래하며 즐거운 잔치를 하라고 선친은 말씀하셨다.
선친의 장례기간 중 필자는 하와이 사무실에 남겨진 고객의 메시지가 공교롭게도 유언장 작성과 관계된 것에 흥미를 느끼며 직접 전화를 걸어 “유언장에 가족들과 이웃과 친지들에게 따뜻하고 좋은 덕담을 많이 남기시라”고 조언했다.
fsp@dkpvlaw.com
<사진설명: 선친 장례식에 참석한 유족들(가운데 방휘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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