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웹사이트에서 하버드대 석지영 교수에 관련된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멋진 외모에 자신감 있는 태도에 예쁜 아이들과 잘생긴 남편, 인상이 참 좋은 부모님 등 제가 늘 보던 법조인의 모습을 뛰어 넘는 모습이어서, 정말 요즘말로 ‘안구정화’하고 제가 생각하고 있던 법조인이 아닌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주변은 질병과 환자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법에 대해선 잘 알 지 못했습니다. 법조인은 곧 변호사다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제가 만나본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밥맛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법조인은 변호사고 변호사는 밥맛이고 그래서 법조인은 별로 밥맛이 없다 라는 3단 논리로 아들의 장래에 법 전공은 옆으로 제껴 왔는데, 방송에서 본 강단에서 강의 하고 책상에 앉아 서류를 보던 석지영 교수의 모습에 반해서 아마 오늘부터 아들에게 법 전공을 고려해보라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외로 제가 병원에서 많이 만나는 직업군이 바로 변호사입니다. 참으로 많은 환자들의 친구나 가족들이 변호사입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로 오는 그 수많은 변호사들은 백이면 백이 하는 행동과 말투가 아주 똑같습니다.
예를 들면, 환자 옆에 앉아서 제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을 합니다. “Hi. My name is John Doe. I’m a lawyer(attorney). Here is my name card.” 전 굳이 환자보호자의 직업이 뭔지 알고 싶지도 않고 또 안다고 해도 내가 행하는 간호에 차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모든 환자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저의 간호관이고 다른 간호사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꼭 변호사들은 그렇게 변호사인척 합니다. 그리고 의료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법률용어, 즉 ‘malpractice’,’ negligence’ 같은 말을 써가면서 환자 간호에 참견을 합니다. 제가 병원에서 만난 그 수많은 변호사들은 간호와 병원이란 곳을 전체로 보지않고 그저 순간의 조각을 보고 고소를 하고 간호사 면허를 정지시키겠다는 협박으로 남들보다 더 빨리 치료를 받고, 남들보다 더 많이 간호사의 관심을 끌려고 했었습니다.
환자가 보는 앞에서 손을 안 씻었다고 고소를 한다고 하고, 처방전을 쓸 줄 모른다고 고소한다고 하고, 매 2시간마다 정확히 환자 자세를 안 바꿔준다고 고소한다고 하고, 맛없는 밥이 나와서 밥을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가 된다고 고소한다고 합니다.협박은 관심과 협조를 구하기에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요. 한번은 변호사라고 너무나 잘난척을 하는 보호자에게 일부러 물어봤습니다. 아주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so, you are the attorney ? Are you graduated from ? Havard ? I know someone from Havard. You may
know him if you studied in Havard. He is quiet famous.” 제 착각인지 순간 그 사람의 얼굴이 벌개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 딴에는 하버드 법대 정도 안나왔으면 법을 안다고 간호사를 고소하겠다는 등의 협박 같은거 하지 말라는 말이었는데, 뭔가 통했는지 그 뒤론 면허정지 시키겠다란 말은 안하더군요. 제가 병원에서 만나본 많은 변호사들처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법을 안 지키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니 두려워하고 복종하라고 하는 사람들만 미국의 법조인인줄 알았는데, 석지영 교수처럼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사람들을 법을 통해서 보호해주려는 사람도 미국에 있고, 또한 그분이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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