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2009년 한 해에 미국에서 자선단체에 기부된 액수가 200억 달러 넘는다고 한다. 이 엄청난 숫자에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같은 억만 장자도 있겠지만 우리 전체가 참여하여 이루어낸 결과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1년에 25,000달러를 받는 저소득층은 수입의 4.2% 기부를 했는가 하면 75,000달러 이상 중산층은 2.7%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도 기독교 국가 치고 성경에서 요구하는 십일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다. 물론 정부 시책에 따라 중산층의 자선단체 기부는 세금 공제를 받지만 그들의 참여도가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미치지 못한다.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하여 미국인들의 사회기부 참여도는 두드러지게 높다. 수치가 보여주듯이 저소득층은 기부문화에 더 관대하며 어려움에 적극 동참하는 현상이다. 그들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알고 남의 일 같지 않게 참여하는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중산층 이상은 그들의 소비 순서 가운데 자선단체 기부금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 않는가 보다.
지역사회 어려움에 동참하는 동기는 어려움에 대한 마음가짐과 연민에서 온다고 심리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결여될 때 사회계층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회에 동참하는 태도는 중산층 이상이 될 때 그 모습이 달라진다는 지적도 있다. 어려움에 동참의식이 적은 부유층들은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을 문화재단이나 학교 장학금으로 바친다. 그들은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지만 사회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부유층들은 그들의 관심사가 지역사회 구제 보다는 체면을 차리는 곳에 많은 재물을 쌓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더 재미있는 연구 결과는 재산의 많다 하더라도 자신이 부자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 많은 기부한다. 그리고 반대로 저소득층이라도 자신이 부유 하다고 생각할 때는 그 반대로 기부 액수가 준다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한가 보다.
마음이 겸손(가난한)한 자는 복을 받는 다는 성경 구절이 있다, 이 성경 구절의 의미를 신학적으로는 다른 해석이 있을지 모르지만 겸손한 데서 오는 마음의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미국이 다른 나라와 다른 것은 일반적으로 주위가 어려울 때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겸허한 자세일 것이다. 외국에서 특히 유럽에서는 나라가 구제를 주관하고 시민들은 뒷전에서는 가보다. 근래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거의 60여 년 전 일이다. 전쟁 직후 우리 모두 세 끼를 먹기 힘들고 어려울 때였는데 개인병원을 하는 외삼촌댁에 간 일이 있었다. 상이군인들이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며 밥이라도 좀 달라고 했다. 전쟁 때 나라를 위하여 젊음을 바쳤고 정부가 가난하여 졸지에 걸인이 된 이들에게 외삼촌은 정부에서도 하지 못하는 것을 개인이 어떻게 하라느냐며 현관 밖으로 밀어낸다. 나눠줘도 되는데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도와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었다. 우리 친척만 그러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그 이후에도 한국 대기업들이 이곳에 사무실을 열고 기업을 확장할 때였다. 당시 이민봉사단체의 이사였던 나는 사무총장(executive director)과 함께 당장 필요했던 운영비 도움을 청하다가 그들로부터 여러 해 전에 들었던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정부를 들먹이는 이야기였다. 이런 일들을 보며 역시 정부 주도가 아니고 일반시민이 주도하는 봉사활동의 참뜻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독교인이 많은 우리 동포사회에서 교회헌금으로 사회구제에 대한 책임에 동참한다고 여기고 커뮤니티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주위를 돌아보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손들이 많다. 우리 모두 밝은 내일을 위한 시민정신으로 없는 사람들 마음에 동참하는 그런 넉넉한 자세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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