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처럼 4월 트럼프 관세 발표에 바로 대응했어야”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영국보다 못한' 조건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EU에서 늦은 대응에 한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일 폴리티코 유럽판, 로이터 통신 등은 EU 집행위원회가 미국과 관세협상에서 현재 조건인 기본관세 10%, 자동차 25%, 철강·알루미늄 50%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이 EU 농식품에 17%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FT도 이날 EU가 기본관세 10%를 유지하고 영국과 같은 자동차, 철강 등의 추가관세 면제 쿼터는 받지 못하는 선에서 합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EU와 따로 미국과 협상함으로써 더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게 된 '브렉시트 배당'이 일부 유럽 국가에 낭패감을 안겼다고 전했다.
한 EU 외교관은 "영국 합의가 이거보다 낫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협상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5월 미국의 첫 무역 합의 대상국이 됐을 때만 하더라도 EU 당국자들은 영국이 너무 성급하게 움직여 불리한 조건에 미국과 합의했다고 봤다고 한다. EU가 더 큰 규모의 경제 블록이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을 상대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EU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주저했다. 유럽의회 내수시장·소비자보호위원장인 안나 카바치니 의원은 "4월 불법적인 트럼프 관세에 직접 대응을 안 한 게 실수였다"며 "이 때문에 집행위가 현재의 관세율을 깎을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한다기보다 '사업 거래'를 하듯이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며 자신의 기업 고문이자 컨설턴트 출신인 바룬 찬드라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상을 추진할 사람으로 붙였다.
한 영국 당국자는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우리 팀을 그들에 맞게 짝지었으며 유연성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EU는 또 산업계와 일부 회원국 정부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 방식이 잘못됐다는 질타를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베르나르 마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5월 EU의 대미 협상에 대해 "출발이 형편없었다"고 혹평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주 EU 집행위의 방식이 너무 복잡하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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