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교육, 정말 필요할까요?"
학부모들에게서 종종 듣는 질문이다.
한사람의 아빠로서 음악이 아이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나 역시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늘 ‘예스’다.
나의 경우, 내가 사랑하는 아이와,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공유한다는 건, 그래서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함께 대화할 수 있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통해 아이와 함께 교감하는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학교 공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아이들에게, 피곤에 지쳐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활동을 계속 시켜야 하는지 부모들은 종종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뭔가 확실한 대답을 갖고 싶어 한다.
음악교육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수많은 문헌에서 증명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있는 맥매스 대학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음악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해졌는데 연구자들은 연구를 시작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차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음악교육을 받은 아동들은 숫자에 대한 기억력, 문자해독, 문장 기억력, IQ등이 음악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증진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 뿐 아니다. 피아노 교육은 양손을 독립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의 균형 있는 발달을 가져올 뿐 아니라, 복잡한 악보를 집중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향상되고, 연습하는 과정을 통하여 한 가지 학습을 오래 할 수 있는 끈기가 생기는 것 역시,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의 제자들을 봐도 음악을 잘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공부도 잘 한다. 필자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들 중 많은 학생들이 하버드, 예일, 스텐포드, MIT, 브라운, 컬럼비아, UCLA 그리고 USC 같은 명문대학에 입학해 다니고 있다. 그 바쁜 대학생활 중에도 그들 대부분이 그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 함께 음악 수업을 택하고 실내악 등의 연주활동을 통해 우정을 쌓으며, 힘든 공부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풀고 있다고 한다.
음악이 그들의 생활 속에서 얼마나 크게, 그리고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는지 제자들의 입을 통해 나는 새삼 확인하며 보람을 느끼곤 한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를 백악관에 초대해 연주를 부탁했다. 그때 카터 대통령은 호로비츠와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사관학교 재학시절 없는 용돈을 모아 마에스트로 호로비츠의 레코드판을 사서 룸메이트와 밤새 듣곤 했습니다. 그때, 그 음악을 들으며 그 아름다움에 모든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는데, 오늘 내가 대통령이 되어 당신을 이곳에 초대해 바로 코앞에서 당신의 연주를 듣게 되었으니 내 인생 최고의 영광스러운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가 소개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음악은 사람사이의 또 다른 언어다. 우리가 한인이기에 2세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싶어 하듯 음악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절대적인 요소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음악활동을 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학, 과학, 영어, 사회학 등 전 분야에서 월등한 성취도를 보였다고 하니, 전 세계 공통 언어인 음악과 그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에게 한 자라도 더 가르치려는 부모의 교육열이 음악교육에도 계속 남아 있기를 희망해 본다.
앤드루 박 ‘박 트리오’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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